본다는 것은 눈이 보는 것을 넘어서는 것이다. 마음은 눈만 가지고는 볼 수 없는 대상들을 본다.
(로버트 솔소 (지음), 신현정 외 (옮김), <<시각심리학>>, 시그마프레스)
보통 형태 심리학이라고 부르는 게슈탈트 심리학은 1912년 베르트하이머의 연구로 시작됐다. 게슈탈트(Gestalt)는 우리가 어떤 사물이나 현상을 지각할 때 떠오르는 어떤 형태다. 게슈탈트 심리학은 현재 독자적인 학문으로 연구되고 있지 않으나 여러 분야에 큰 영향을 미친 중요한 발견이었다.
게슈탈트 심리학에서 다루는 가장 초보적인 현상은 착시다. 검정 바탕의 회색은 흰색 바탕의 회색보다 밝아 보이고, 루빈의 컵은 마주보는 사람의 얼굴 모습으로 보이기도 한다. 거의 모든 인쇄물이 그러하듯, 우리가 지금 보고 있는 웹사이트의 모습도 확대해 보면 형상을 알아보기 어려운 수많은 픽셀들의 조합이고, 우리가 보는 영화도 착시 효과에 기댄 수많은 정지 장면의 연속이다. 우리는 사물을 서로 다르게, 혹은 사실과 다르게 보는 것일까? 식탁 위의 접시가 완전한 원으로 보이는 경우는 없는데 어떻게 원으로 지각할까? 왜 흰종이는 그 위에 붉은빛을 비추더라도 하얀색이라고 생각하는 것일까? 게슈탈트가 사람마다 다른 방법으로 지각되기 때문이다. 루빈의 컵을 볼 때 지각을 결정하는 요인은 그 사람의 지각적 습관에서 나온다. ‘어떠한 물리적 현상도 목적을 갖고 있지는 않으나, 모든 정신 현상은 의도를 가지고 있다.’ ( 하워드 켄들러, <심리학사>, 218쪽 ) 라고 한 브렌타노의 말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우리가 착시를 인지하는 것은 우리의 의식이 기본적으로 통일성, 연속성, 유사성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웹페이지를 볼 때 만일 동일한 사이트 안에서 페이지를 이동한다면 의식은 페이지 구성의 통일성, 연속성, 유사성을 요구한다. 대부분 웹사이트의 인터페이스(특히 그래픽유저인터페이스. GUI)는 이를 기본적으로 반영한다.
전경과 배경
착시 효과에서 조금 더 나아가 전경과 배경에 대해 살펴보자. 전경은 앞에 떠오르는 형상이고 배경은 전경 이외의 형상이다. 개인은 전경과 배경을 조직화하여 지각의 장(場)을 마련하고 의식 속에 받아들인다. 배고픈 사람은 음식이 전경이 되고 그 이외의 것은 모두 배경이 된다. 개인은 자신의 현재 욕구를 기초로 게슈탈트를 형성하여 지각한다. 백지에 그려진 원은, 배고픈 이에겐 빵이고, 아이에겐 공이고, 어떤 이에겐 돈으로 지각된다. 전경으로 떠올렸던 게슈탈트를 해소하면 전경은 배경으로 물러나고, 새로운 게슈탈트가 형성되어 전경으로 떠오른다. 미해결 과제는 계속 전경으로 떠올라 새로운 게슈탈트 형성을 방해한다. 미해결 과제를 연기하고 미룰 경우 바람과 상관없이 전경으로 계속 떠오르게 되고 이 과정이 반복되면 심리학적 치료가 필요한 경우가 생긴다. 웹사이트를 방문하면 우리는 왜 팝업창이나 플래시 배너광고(리치미디어 광고라고도 불림)에 거부감을 갖나. 해당 페이지의 콘텐츠를 전경으로 인식하려고 하는데, 나의 의도(지각)와는 상관없이 광고나 팝업창이 강제적인 전경으로 느닷없이 출현하기 때문이다.
어떤 과제(사건)를 완료하는 것이 전경을 배경으로 보내는 과정이라면, 완성된 과제보다 미완성된 과제가 기억에 오래 남는다. 이것을 차이가닉 효과 (Zeigarnik-Effekt) 라고 한다. 사람은 미완결 상황을 완결하려고 한다. 게슈탈트 심리학에서는 이를 지각 반응의 경제 원리, 즉 절약 원리로 설명한다. 완성된 과제와 미완성된 과제에 기억을 동일한 양으로 배분하는 것은 비효율적인 것이라, 인간의 지각은 미완성 과제에 기억을 보다 많이 할당함으로써 효율성을 도모한다는 것이다. 블로그나 게시판이나 홈페이지에 어떤 글을 작성했거나 다른 이의 글에 댓글을 남겼을 때, 이에 대한 다른 이의 반응을 살피기 위해 여러 번 그 페이지를 다시 찾는 것은 미완성 과제에 대한 기억 효과 때문일 것이다. 만족할 만한 답변이나 댓글이 달렸다면 그 순간 이후 차이가닉 효과는 없어진다.
많은 창(윈도우)을 열고 다중작업(멀티태스킹)을 하면서 동시에 여러 명과 메신저로 대화하는 인터넷 이용자들은 전경과 배경을 수시로 바꾼다. 그러나 수많은 윈도우가 떠 있어도 전경은 항상 하나다. 어떤 메신저에는, 특정 상대방이 접속해도 접속중인 내 상태가 비접속 상태인 것처럼 표시되어 대화 접근 통로를 아예 막아버리는 기능이 있다. 거꾸로 이런 방식으로 나를 차단하고 있는 사람들의 목록을 검색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있다. 이른바 ‘왕따 확인 프로그램’이다. 누군가를 내 대화 상대에서 차단해 버렸다면, 그가 내게 전경으로 떠오르는 것을 강제적으로 막아 버렸다는 말이고, 이미 그는 내게 의미없는 배경으로 사라져버렸다는 뜻이다. 이것은 게슈탈트 심리학으로 말하자면 미해결된 과제의 배경이고, 잠재적 전경이다. 과연 전경으로 떠오르지 않고 언제까지나 배경으로만 남을 수 있을까.
전체는 부분의 합 이상이다.
전경과 배경을 이해하고 나서 이를 확장해 보면, 게슈탈트 심리학의 선언과 같은 문구, ‘전체는 부분의 합 이상이다.’ 에 이른다. 만일 우리가 어떤 장면을 시각으로 인지하면 그것은 개별 이미지의 단순한 합이 아니라 총체적인 장면으로 인지한다.
지각 대상들은 ‘큰 단위’ 또는 ‘전체성’ (Ganzheit) 이다. ( 김경희, <게슈탈트 심리학>, 21쪽 )
멜로디는 씨(C)장조에서 에이(A)장조가 될 때도 그대로 그 멜로디다. 멜로디는 음의 합보다 더 많고 새로운 것이다. ( 김경희, <게슈탈트 심리학>, 52쪽 )
브렌타노는 게슈탈트의 지향성을 연구했다. 게슈탈트는 저마다 지향성을 지니고 있다. 이들이 관계를 맺으면 총체를 형성한다. 전체를 부분의 단순한 총합으로 봐서는 안 될 이유가 또 있다. 인간의 욕구 상승 과정을 생리적, 안전, 소속감과 사랑, 자존심, 자아실현 단계로 설명했던 매슬로우는 ‘음식을 원하는 것은 스미스이지 스미스의 위가 아니다.’ 라고 재미있게 빗대며 지각 과정을 설명한다. 검색엔진, 디렉토리, 메일, 카페, 블로그, 지식검색, 뉴스 등 포털 사이트가 제공하고 있는 모든 서비스를 합친 것을 포털 사이트로 정의하면 충분한가? 그렇지 않다. 전체적으로 이해하는 것은, 부분 간의 관계에 주목한다는 말이다. 게슈탈트 심리학이 구조주의 이론과 자주 관련되는 것은 바로 이러한 관계 때문이다. 우리는 횡단보도에서 신호등의 파란(녹색)불을 보고, ‘파랗다’ 라고 인식하는 게 아니라, ‘가도 된다’ 혹은 ‘빨간불이 아님, 정지하지 않아도 됨’ 이라고 인식한다. 바쁜 출근길에 계속 빨간 신호에 걸려서 짜증났던 증권사 직원이 주식 전광판이 온통 빨갛게 점등되는 걸 보고 기분이 좋아진다. 빨갛다고 해서 빨강의 의미만 띠는 게 아니다. 모든 것은 결국 관계의 문제이고 맥락의 문제로 수렴된다. 코프카는 게슈탈트 심리학을 환경심리학에 응용했다.
“어떤 겨울 저녁, 휘몰아치는 눈보라 속을 걸어서 한 남자가 어떤 주막에 도착했다. 바람이 세게 불어 길과 도로표지가 전부 눈에 묻혀버린 벌판을 여러 시간 동안 달리고 난 뒤 이곳에 오게 된 것은 다행스런 일이었다. 문으로 나온 주인은 그를 보고 놀라서 어디서 왔느냐고 물었다. 그 사람은 한 방향을 가리켰고 주인은 놀라며 말했다. ‘당신이 콘스탄츠 호수를 건너왔다는 말인가요?’ 이 말에 그 사람은 몸이 돌처럼 굳어져서 그의 앞에 쓰러졌다.” ( 김경희, <게슈탈트 심리학>, 14쪽 )
코프카의 용어를 빌면, 호수는 지리 환경이고 벌판은 행동 환경이다. 게슈탈트 심리학은 차이와 관계와 맥락의 이론이다. 웹을 탐험하고 어떤 사이트를 방문하는 과정에서 마주치게 될 게슈탈트가 과연 어떤 관계 속에서 내게 전경으로 떠오르는지 살피면 흥미롭다.
http://readmefile.net/blog/archives/000142.html
'전체는 부분의 합 이상이다.' 게슈탈트 이론은 이 말 한마디에 모든것을 함축하고 있다고 생각된다.
즉, 마케팅에서 브랜드 관점에서 생각해 보면 단지 브랜드의 로고, 브랜드의 자산, 브랜드의 아이덴티티가 중요한것이 아니라 이러한 관계에 의미를 더하여 더욱더 고객들은 그 브랜드에 대해서 애정과 애착을 가진다는 것을 다시 한번 생각할 수 있게 되었다.
또한 게슈탈트 이론은 또한 세부적인 관계들이 연결되면 이는 역치 효과가 일어나게 하여 고객들의 반응이 더욱 긍정적이라던지
아니면 더욱 부정적으로 변활수 있을 것으로 사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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