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정보기술의 샘터........о♡/서비스 혁신

IDEO의 이노베이션: 디자인으로 프로세스를 바꾼다

IDEO의 이노베이션: 디자인으로 프로세스를 바꾼다


포스트에 가보시면 ABC뉴스의 20분짜리 동영상이 링크되어있는데요, 별생각없이 봤는데 아주 재미있었습니다. 혼자보기 아까워서, 퀵타임 코덱을 깔기 귀찮은 분들을 위해 스크린샷 + 코멘트로 해설해보았습니다.

간단한 사전설명을 드리자면, IDEO라는 디자인회사가 있습니다. 최초의 마우스를 디자인하고, (개인적으로, PDA 디자인으로는 본좌급이라고 생각하는) Palm V를 디자인한 회사인데요, 단지 디자인을 만들어주는 회사라기보다는, 디자인을 통해 조직의 이노베이션을 이루어내는 회사입니다.

요것이 바로 Palm V


명성이 높다보니 ABC에서 취재를 들어갔는데, 그냥 인터뷰만 하면 재미없으니까 골치아픈 미션을 주고 이 회사가 그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는지를 촬영했더군요. 미션은, 대형마트의 쇼핑카트를 5일 안에 새롭게 디자인해달라는 것이었습니다.

자, 그럼 들어갑니다.

프로그램 시작합니다~














이 수염난 아저씨가 팀장입니다. 중간에 주옥같은 대사들을 많이 날려줍니다.

"우리는 특정 산업의 전문가가 아니라 디자인 프로세스의 전문가들입니다. 칫솔이든 자동차든 의자든 우리한테는 다르지 않아요. 우리가 갖고있는 노하우를 이용해서 혁신(innovate)할 뿐이죠"




쇼핑카트의 문제점으로 안전문제가 제기됩니다. 매년 공식집계상으로만 22,000명의 아동들이 다친다고 보고중.

이밖에도 카트를 도둑맞는 문제(많이들 훔쳐가나봅니다. 우리나라는 차가 작아서 못가져갈텐데)도 거론됩니다.






다들 현장으로 취재 나갑니다. 카트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얻기 위해서죠.

한 고객이 안전문제 때문에 애들 데리고나오기 무섭다는 얘기를 전합니다.

이밖에, 물건을 사기 위해 카트를 여기저기 끌고다니기 번거롭다는 의견 등이 접수됩니다.




이들은 다시 사무실로 돌아와 자신들이 취재해온 정보를 서로 공유합니다.

스샷은 한 직원이 찍어온 사진 및 코멘트. 오른쪽 사진을 보시면 한 아이가 카트에 매달려있는 장면을 보실 수 있습니다. (저도 마트가면 가끔 봅니다)

마지막엔 저 행위를 원천봉쇄하는 자물쇠형 디자인이 나옵니다. 하하.


우리나라같으면 다들 야근할텐데, 방송카메라가 들어와도 6시에 다들 퇴근하더군요.

(아, 방송카메라가 들어와서 일부러 그러는 것일수도)

어쨌든 좋은 회사입니다 ;ㅂ;







다음날 아침입니다. 이들이 "Deep Dive"라고 부르는 브레인스토밍이 이날 집중적으로 이루어집니다.











브레인스토밍에는 세가지 원칙이 있습니다:

"동시에 두명 이상 발언 금지" (one conversation at a time)

"주제에 집중"
(stay focused on topic)

"거친 아이디어 존중"
(encourage wild ideas)

세번째 구호가 특히 와닿네요.


발언을 하려면 PL(까만옷입은 사람)이 들고있는 종을 울려서 발언권을 획득해야합니다.

참고로, 저 사람이 PL이 된 이유는 경력이 길거나 나이가 많아서가 아니라 (35세랍니다), 조직논의를 이끌어나가는 재주가 있어서라네요.






아, 과격한 아이디어 나옵니다.위험하니까 아이들 의자를 아예 없애버리자는 저 총각의 과감함.











진행자: "저게 말이 됩니까?"

팀장: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떠올리려면 과격한 생각들이 필요합니다. 다들 똑같은 생각만 한다면 변화는 불가능해요"

진행자: "잘 조직될(organize) 필요가 있을듯?"

팀장: "우리는 목표있는 혼돈(focused chaos)이라고 부르죠"


이렇게 쏟아져나온 아이디어들을 몽땅 칠판에 붙여놓고, 쓸만한 것들을 추려냅니다.

팀원들의 득표를 많이 얻는 아이디어가 살아남습니다.

여기를 이렇게 고치면 좋겠다는 개선아이디어를 포스트잇에아예 적어서 붙이는 사람들도 많더군요.




진행자가 "왜 PL이 직접 판단하지 않고 팀원들에게 판단을 넘기느냐"고 묻자 이 PL, 멋진 대사 한번 날려줍니다:

"시행착오가 외로운 천재보다 낫습니다"
(Enlightened trial and error succeeds over the planning of lone genius)

나름 감동먹었는데, 알고보니 IDEO 회사모토라네요.


이렇게 모아진 아이디어들을 네가지 주제영역으로 나눕니다.

쇼핑편의성, 안전성, 계산편의성, 물건찾기의 용의성.









팀원들은 4개의 팀으로 나뉘어 각자 위 주제영역에 특화된 프로토타이핑에 들어가죠.












팀원들이 작업하는 사이에, 팀장이 사회자 데리고 사무실 구경을 시켜줍니다.

자기 업무공간은 자기 마음대로 꾸미게 돼있다는 저 위용. (부럽습니다. 침이 꿀꺽)








이것도 사무실입니다.














사무실 조감도.














가장 퐝당했던 장면입니다.

DC3 (검색해보니 1930년대에 퇴역한 항공기라는군요) 날개가 사무실에 꽂혀있는..

저게 꼭 있었으면 좋겠다는 사원들의 요청에 400만원 들여서 회사에서 달아줬답니다.






회사 구경하는 사이에 저녁이 되었습니다. 다시 사무실로 돌아와서 만들어진 시제품들을 봅니다.

첫번째 시제품입니다.

손에 들고다니는 바구니를 얹을 수 있는 형태로 만들어서 카트를 여기저기 끌고다니는 수고를 줄여주는 작품.




두번째 시제품은 계산대 앞에 줄서서 오래 기다리는 문제를 보완한 작품입니다.

손잡이에 바코드 스캐너를 달아놓은거 보이시죠?









세번째팀의 작품은 아이들의 안전을 고려했다는군요.

(저게 왜 더 안전한지 뭐라고 쏼라쏼라 하는데 그건 못 알아듣겠습니다. ㅠ_ㅠ)









네번째 팀의 시제품:

카트에 무전기를 달아서 원하는 물건을 쉽게 찾을 수 있게 해준답니다.

"where can I find a yogurt?"








자... 이제 마지막 날입니다.

이 시제품들을 하나로 합쳐서 만들어낸 최종 제품이 나옵니다.

둥둥둥둥... 개봉박두~








짜잔~














첫번째 시제품 아이디어는 그대로 들어갔네요.

손으로 빼서 들고 다닐 수 있는 장바구니 장착.










월미도 바이킹 스타일의 안전손잡이도 추가됐습니다.

올렸다가~ 내렸다가~











카트는 한적한 곳에 세워놓고 필요한 물건만 장바구니에 살짝 담아옵니다.

( 저거 괜찮네요)










바코드 스캐너 아이디어도 그대로 살아있네요.

한참 계산대에 줄서있다보면 계산원도 짜증나고 손님도 짜증나는 경우가 많은데, 그럴때 유용할듯.

(계산되지 않은 물건 반출을 어떻게 막느냐의 문제가 추가되긴 하겠네요)




요거 아주 감동이었습니다.

플라스틱 장바구니는 계산끝나면 계산대에 반납하고, 카트 안쪽 고리에 비닐봉지를 주렁주렁 매다는 기능.

아무것도 담을 수 없는 (밑바닥이 없으니까) 카트를 훔쳐갈 사람이 어디 있겠어요?

 

 

 

 

출처 : http://hkjinlee.tistory.com/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