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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허괴물’에… 삼성·LG ‘수난시대’

‘특허괴물’에… 삼성·LG ‘수난시대’

2009년 09월 28일 (월) 21:22   세계일보

삼성, 최근 5년동안 피소 건수 세계 1위… LG는 6위
IT·BT분야 집중 타깃… 분쟁 소송비용 등 손실 막대
국내사 소송 올 51건… ‘지재권 경영’ 대책 마련 시급


국제특허관리회사 인터디지털은 삼성전자에 이동통신 관련 특허소송을 제기해 2012년까지 약 4억달러의 로열티를 지급받는 데 합의했다. 인터디지털은 같은 특허를 활용해 LG전자에도 2010년까지 2억8500만달러를 지급받기로 했다.

최근 몇년간 한국 대기업에 대한 ‘특허 괴물’(Patent Troll)의 특허소송이 급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우리 기업들이 적극적인 ‘지식재산권 경영’을 전개해 지식재산의 보호와 효과적 활용을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특허 괴물 소송, 삼성이 세계 1위=28일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한국경제연구원 주최로 열린 ‘급증하는 특허분쟁 실태와 대응전략’ 세미나에서 하영욱 하합동법률사무소장은 ”2004년부터 2008년까지 5년 동안 특허관리회사의 소송으로 인한 피소 건수가 삼성이 총 38건으로 세계 1위, LG가 29건으로 세계 6위에 올랐다“고 밝혔다.

‘특허 괴물’은 특별한 생산시설이나 영업조직 없이 특허 협상·소송·라이선스 등을 통해 로열티나 손해배상금 등 막대한 이익을 챙기는 특허관리 전문기업을 가리킨다. 이 같은 특허 괴물은 인터디지털이나 인텔렉추얼 벤처스 등 전 세계적으로 220여개가 있는데, 정보통신기술(IT)이나 생명과학기술(BT) 등 기술집약적 분야를 집중 공략한다.

문제는 국내 기업을 상대로 한 특허 괴물의 공세가 갈수록 강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지식재산보호협회에 따르면 국내 기업이 특허소송을 당한 사례는 2006년 12건에 불과했으나 2007년 29건, 2008년 34건으로 늘더니 올 8월까지만 51건으로 급증했다.

특허 소송 1건당 들어가는 비용도 5∼6년 전 20억원 안팎이던 것이 최근엔 50억∼60억원으로 뛰었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굴지의 기업체만 하더라도 지난 한해 동안 특허분쟁에 쏟아부은 비용이 3000억∼4000억원(연결 기준)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지식재산권 경영’ 등 대책 서둘러야=글로벌 기업 간 국제 특허분쟁이 빈발하면서 지식재산에 대한 국제적 관심과 대응수준도 높아지고 있다. 미국은 강력한 ‘친 특허’(Pro-Patent) 정책을 채택했고, 일본은 2002년에 이미 지식재산 입국을 21세기 국가좌표로 설정하는 등 지식재산권 강화 정책이 세계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안미정 특허법인 이룸 대표는 ”우리 기업들도 이 같은 국제적 환경에 대응하여 적극적인 ‘지식재산권 경영’을 전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 대표는 ”경영자는 특허 마인드를 가지고 미래 비전에 부합하는 신성장 동력 아이템을 적극 발굴해야 하며, 심층적 특허 분석 및 전략적 연구 개발(R&D) 방향 설정, 글로벌 분쟁 가능성 대비와 적극적인 권리 획득, 특허전담 부서의 확보 및 네트워킹 구축 등을 서둘러야 한다“고 말했다.

김형구 기자 julyend@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