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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명여대 이경숙 총장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위원장

CEO형 총장 ‘끌고’ 실무형 정치인 ‘밀고’



[한겨레] 이경숙, 능력 갖춘 여성 ‘상징적 얼굴’
김형오, 인수위 조율 실질 업무 총괄
공약 정책입안 ‘경쟁력 특위’ 힘실어
‘정치인 배제 원칙’ 상당부분 퇴색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가 25일 발표한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는 ‘대학총장 출신의 최고경영자(CEO)형 위원장과 실무에 강한 정치인 부위원장’ 체제로 짜였다. 또 기존 정부의 업무를 넘겨받고 재편하기 위한 7개 분과위원회와 별도로 이 당선자의 핵심 공약과 관련된 6개 태스크포스팀으로 이뤄진 국가경쟁력강화특위를 두기로 했다. 이 당선자가 집권 초기부터 주요 공약을 정부 정책에 반영하는 것을 염두에 둔 체제라고 볼 수 있다.

이 당선자는 ‘시이오형 총장’이라는 이경숙 숙명여대 총장을 인수위원장에 임명함으로써 여성이란 상징성을 최대한 살리고, 성과와 비전을 중요시하는 자신의 스타일을 분명하게 드러냈다. 부위원장에 임명된 김형오 의원 역시 정치인이지만 실무에 강한 인물이다. 김 의원은 대선 과정에서 당의 공약과 정책 얼개를 짜는 ‘일류국가비전위원회’를 맡아, 한나라당 공약집을 처음으로 서점에 내놓아 1만권이나 판매하는 등 ‘실용적 감각’을 갖춘 점이 이 당선자 눈에 띄었다고 한다. 이경숙 위원장은 인수위의 비전을 대표하는 상징적 구실을 맡고, 김형오 부위원장은 분과위원장과 인수위원들을 조율하며 실질적으로 업무를 총괄하는 구실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인수위는 △기획조정 △정무 △외교통일안보 △행정 △경제1 △경제2 △사회·교육·문화 등 7개 분과와 1개 특위(국가경쟁력강화특위)로 구성됐다. 인수위 조직에서 특히 주목되는 것은 국가경쟁력강화특위를 신설하고 여기에 주요 정책 입안을 맡김으로써 힘을 실어준 대목이다. 국가경쟁력강화특위에는 정부혁신·규제개혁팀, 투자유치팀, 기후변화·에너지대책팀, 한반도대운하팀, 새만금팀, 과학비즈니스벨트팀 등 6개의 태스크포스팀이 포함된다. 모두 이 당선자가 ‘국가개조 작업’의 핵심과제로 강조하는 것들이어서, 일부에선 이명박 정부 초기 ‘큰 변화’의 밑그림이 여기서 그려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기획조정분과는 국정목표를 수립하고 인수위 운영을 총괄하게 된다. 정무분과는 청와대와 총리실·감사원·국가정보원·중앙인사위원회의 기능과 역할을 재편하는 작업을 맡게 될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통일안보분과는 통일부와 국방부·외교통상부의 업무를, 행정분과는 행자부·법무부·검찰·경찰 등의 업무를 맡는다. 경제1분과는 재정과 예산 등의 업무를 담당하고, 경제2분과는 산업과 과학기술·농업 등을 담당한다. 교육·노동·환경 등과 관련된 업무는 사회교육문화분과가 맡는다.

이 당선자의 ‘7개 분과+1특위’라는 인수위 구성은 5년 전 노무현 정부의 6개 분과 인수위와 비교해 조직이 더 커진 것이다. ‘인수위가 비대한 것 아니냐’는 비판을 의식해 이 당선자 쪽은 인수위 인원을 5년 전의 247명보다 줄어든 200명 이내로 제한한다는 방침이다. 인수위 단계에서부터 자신의 구상을 구체적으로 정책에 반영해 나가려는 이 당선자의 ‘욕심’과, 작은 정부를 지향해야 한다는 ‘당위’가 미묘하게 충돌하는 것이 엿보인다.

또 부위원장에 이어 각 분과 간사 역시 대부분 정치인들이 선임될 것으로 보여 ‘정치인을 배제한 실무형 인수위 가동’이라는 애초 목표가 얼마나 관철될지 불투명하다. 정치인들의 인수위 참여는 정권의 밑그림을 그리는 작업에 현실성을 부여하는 장점이 있지만, 구체적 인수인계 작업에서 정치적 고려가 작용할 가능성도 다분하다. 이유주현 유신재 기자 edig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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