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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기술의 샘터........о♡/마케팅·경영전략

슘페터를 통해 본 투자활성화 조건

작년 여름, 동남아시아 국가를 방문해서 통신관련 공직자들과 세미나를 가질 기회가 있었다. 세미나를 마친 후, 가벼운 환담을 나누던 중, 통신관련 투자에 관한 우려(?)를 들은 적이 있다. 요지는 그 나라에서는 경쟁체제도입 이후 투자가 중복되어 이루어짐으로써 자원의 낭비가 우려된다는 것이었다. 그때는 아직 세계적인 금융혼란이 본격화되기 이전이었으므로, 현재까지도 그 우려사항이 유효한지는 모르겠다. 아마도, 현재는 위축된 투자를 북돋는 것이 좀 더 시급한 사항일 것이라 예상된다.

어느 나라에서나 투자 촉진은 정책의 주요한 관심사항이다. 특히나 통신사업처럼 대규모의 초기 투자가 필수적인 분야에서는 더욱 그러하다. 우리나라 통신분야의 투자규모를 시계열적으로 살펴보면 90년대 경쟁도입 이후 몇 번의 급격한 투자 증가가 있었음을 알 수 있다.

가장 첫 번째의 급증은 1997년을 전후해서 일어났고, 그 다음의 투자증가는 2000년경, 그리고 2006년을 전후한 시기였다. 이들 시점에는 어떠한 일이 발생하였을까? 여러 가지 해석이 있을 수 있으나, 이들 시점의 공통점은 공히 새로운 서비스가 도입되어 경쟁이 심화된 시점이라는 것이다. 즉, 1997년에는 디지털방식의 이동전화가 아날로그방식이었던 이동전화 시장에 진입했고, 2000년에는 초고속인터넷서비스라는 새로운 시장이 열렸으며, 2006년은 3세대 이동통신이 본격화되기 시작한 시기이다.

흥미로운 사실은 이들 신규서비스의 도입은 신규사업자뿐 아니라 우세한 입장에 있었던 기존 사업자의 투자를 유도하면서 기존 서비스를 새로운 서비스로 대체하는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또한 이러한 투자의 패턴은 경제적으로 매우 어려웠던 시기인 IMF 외환위기 속에서도 유효하였으며, 이동전화시장이 이미 포화되었다고 믿어졌던 2000년대 중반에도 지속되었다.

슘페터는 자본주의 경제를 이끄는 원동력은 새로운 제품 도입, 제조방식의 진보, 새로운 시장의 창출 (Joseph A. Schumpeter 1942, Capitalism, Socialism and Democracy)이라고 말하였는데, 우리나라 통신서비스부문은 신규서비스의 진입과 그에 따른 기존사업자와의 경쟁관계 형성이 새로운 투자를 이끌어 내는 방식으로 발전되어 왔다.

현재 우리나라 경제는 90년대 IMF 외환위기만큼 어려운 상황이라고 하며, 통신시장에서도 투자는 매우 중요한 정책적 고려사항이 되어 있다. 결국 정책의 초점은 새로운 서비스의 신속한 도입과 경쟁을 유도해 투자를 촉진하는 것에 있을 것이다. 투자는 민간사업자에 의해서 이루어 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출처 : KISD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