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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아의식

1. 대화와 자아의식

대화를 하는데 있어서 사실 가장 중요한 것은 다른 사람이 아니라 바로 나 자신이다. 자신하고 대화를 잘 하는 사람이 다른 사람과도 대화를 잘 할 수 있다. 이걸 의사소통에서는 자신과의 의사소통(Intrapersonal Communication)이라고 하는데, 실제로 ‘나는 누구인가’ ‘나는 나를 어떻게 알고 있는가’하는 자아의식과 ‘나는 얼마나 가치 있는 사람인가’와 관련해서 갖게 되는 자존감이 우리가 나누는 대화와 깊이 연결되어 있다. 그래서 내가 나와의 대화를 통해 나를 받아들이고 평가하는 것이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서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자아의식과 자존감은 대화와 깊은 관련이 있다. ‘나는 내 자신이 좋아’ 라거나 ‘나는 나 자신이 정말 싫어’ 하는 말들이 자아의식과 연결된 말인데, 일반적으로 ‘내가 어떤 사람인가’하는 자아개념을 갖는 데는 몇 가지 요소들이 있다.

첫째, 다른 사람들이 내리는 평가이다. 다른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대하느냐, 내 말이나 태도에 대해서 어떻게 반응하는가 하는 것들과 연관이 있어서 주변 사람들이 자기를 높게 평가하면 긍정적 자아개념을 갖게 되고, 자신을 낮게 평가하면 부정적 자아개념을 갖게 된다.


 

둘째, 다른 사람하고 자기를 비교해 보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성적표를 받으면 내 점수에만 관심이 있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의 점수에 더 관심을 갖는데, 이것은 다른 사람과의 비교를 통해서 나의 위치를 평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시험 봐서 90점 맞았을 때 기분이 참 좋지만, 옆의 친구가 100점 맞은 것을 아는 순간 그 기분은 다 사라지고 만다. 어쩔 수 없이 우리는 끊임없이 다른 사람하고 비교를 하고, 다른 사람보다 조금 더 나으면 우월감을 느끼고, 조금 못하면 열등감을 느끼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남들 앞에서 잘난 척하는 사람일수록 다른 곳에서는 쉽게 열등감에 빠지기도 한다. 이런 점에서 교만은 열등감의 변형된 모습이기도 하다. 비교의식을 통해서 자아 개념을 발달시키는 것은 사실이지만, 비교의식에 빠져 있는 것은 긍정적 자아개념을 가지는데 있어서는 장애가 되는 요소이다.


 

셋째는 자신이 한 일에 대해서 스스로 해석을 하거나 평가를 내리는 것이다. 그래서 자기가 거짓말을 했을 때 남들이 모른다 해도 자기 스스로는 알기 때문에 자기 생각이나 믿음하고 다른 행동을 한 것에 대해서 부정적인 생각이 들고, 죄책감을 느끼게 된다. 그런가 하면 오른손이 한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한 선한 일들도 긍정적인 자아의식을 갖게 해준다.


 

위에서 살펴본 것처럼 내가 어떤 사람인가 하는 자아개념을 만들어 주는 것은 주변 사람들의 평가, 다른 사람과의 비교, 그리고 자기 스스로 내리는 평가가 더해서 만들어지는 것이라고 정리된다. 우리는 긍정적 자아의식을 가지는 것이 좋다는 말을 많이 듣고 있는데 이것이 나 혼자의 생각만으로 되는 것은 아니고, 다른 사람들의 평가나 상호 비교를 통해서 갖게 된다는 점에서 스스로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것만큼 다른 사람에게 긍정적인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도 중요하다.

 

긍정적인 자이의식이라는 것이 구체적으로 어떤 것일까? 내가 갖고 있는 자아의식은 어떤 것일까? 이것을 연구한 분은 심리학자인 Joseph과 Harry이다. 이 분들은 자아인식을 나와 다른 사람이 나에 대해서 아는 정도를 기준으로 ‘마음의 창’이라는 개념을 사용했는데, 이것을 죠셉과 해리의 첫 자를 따서 ‘조해리의 창’이라고 한다.


마음의 창은 내가 아는 것과 모르는 것, 남이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을 기준으로 만들어진다. 내가 아는 것의 정도를 가로축으로 하고 남이 아는 것을 세로축으로 해서 자신이 생각하는 정도에 따라 선을 그어 보자. 그러면 내 마음의 창이 첫째, 내가 알고 남도 안다, 둘째, 나는 알고 남은 모른다, 셋째, 남은 알고 나는 모른다, 넷째, 나도 모르고 남도 모른다는 네 개의 영역으로 나뉘어진다.

1) 공개적 자아(open self): 나도 알고 있고 다른 사람에게도 알려져 있는 내 이름, 성별, 행동, 감정, 종교, 직업, 희망 같은 것이다. 나하고 친한 사람한테는 열린 영역이 더 넓고, 같이 있는 것이 불편한 사람한테는 열린 영역이 아주 좁다.

2) 숨겨진 자아(hidden self): 나는 알지만 남은 모르는 나에 관한 지식으로, 다른 사람한테 알려지지 않은 나의 약점이나 비밀, 자신만의 감정, 공상 이런 것들이 포함된다.

 

3) 맹목의 자아(blind self): 남은 아는데 나는 모르는 이상한 행동습관, 특이한 말버릇, 독특한 성격 같은 것들인데, 이 가려진 영역이 있으면 의사소통에 장애가 올 수 있다. 그러나 아무리 줄이려고 노력해도 완전히 없앨 수는 없다.

4) 미지의 자아(unknown self): 나도 모르고 남도 모르는 나에 관한 지식으로 어느 누구에게도 알려지지 않고 무의식 속에 묻혀있는 영역이다.

의사소통이 원활하게 이루어지려면 먼저 다른 사람에게 나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속마음을 드러내는 것이 중요한 요소가 된다. 이것은 공개적 자아의 영역을 넓히는 것인데, 공개적 자아의 영역이 넓을수록 서로 대화가 잘 통한다. 다른 사람에게 자신을 알리는 걸 꺼릴 경우, 열린 영역이 좁기 때문에 의사소통이 원활하게 이루어지기 어렵다. 결국 내가 다른 사람을 알고, 다른 사람이 나를 알 때 의미 있는 대화를 나눌 수 있게 된다.

 

이렇게 다른 사람한테 나에 관한 이야기를 잘 하고 속마음을 잘 드러내는 자기 공개가 자아 유형을 판단하는 첫 번째 요소라면, 둘째로 다른 사람들이 나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고, 나를 어떻게 평가하는지 알려고 노력하고 귀를 기울이는 피드백의 정도가 의사소통의 수준을 결정한다. 상대방이 반영하는 모습을 통해 나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나아가 내 모습은 어떤 것인지도 발견할 수 있다.

따라서 이러한 자기공개와 피드백의 정도를 기준으로 해서 몇 가지 유형으로 나눌 수가 있다.

 

첫째는 공개적 영역이 가장 넓은 사람, 그러니까 자기공개도 잘 하고, 피드백도 잘 하는 유형이다. 이런 사람들은 대체로 인간관계가 원만한 사람들이어서 적절하게 자기표현도 할 뿐 아니라 다른 사람의 말도 경정할 줄 아는 사람들이어서 다른 사람들한테 호감을 주고 친밀감을 느끼게 한다. 다만 지나치게 열린 영역이 넓으면 말이 많고 경박한 사람으로 비쳐질 수 있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따라서 경박한 선까지는 가지 않도록 조심하면서, 될 수 있으면 많이 말하고 잘 듣는 것이 원만한 인간관계와 의사소통의 비결이 된다.

 

둘째는 숨겨진 영역이 가장 넓은 과묵형이다. 이런 유형은 다른 사람에 대해서는 수용적이고 속이 깊고 신중해서 다른 사람의 이야기는 잘 경청하지만, 자신의 이야기는 잘 하지 않는 사람들이다. 그러다 보니 속마음을 잘 드러내지 않고 계산적이고 실리적인 경향이 있어서, 상황에 대해 적응은 잘 하지만 내면적으로는 고독감을 느끼는 많은 현대인들이 이 유형에 속한다. 과묵형은 함께 생활하기에 불편하지는 않지만, 문제가 있을 때 쉽게 다가가서 내 이야기를 나누기에는 부담스러운 유형이기 때문에, 일단 자기에 관한 말을 하는 것이 익숙하지 않고 좀 손해 보는 것 같이 느껴지더라도 어느 정도까지는 자기개방을 통해서 다른 사람과 좀 더 넓고 깊은 교류를 하는 것이 필요하다.

셋째는 자기노출은 많이 하지만 피드백은 하지 않아서 가려진 영역이 넓은 자기주장형이다. 자기주장형은 자기 기분이나 의견을 잘 표현하고 나름대로 자신감도 가지고 있는 솔직하고 시원시원한 사람들이지만, 다른 사람들의 반응에 무관심하거나 둔감해서 때로는 독단적이며 독선적인 모습으로 비쳐질 수 있다. 상대방에 대한 배려, 남에게 대접을 받고자 하는 대로 남을 대접하는 마음을 늘 새롭게 하지 않으면 우리는 쉽게 자기주장형이 된다. 따라서 다른 사람의 말에 좀더 진지하게 귀를 기울이는 노력이 필요하다.

 

넷째는 알 수 없는 영역이 가장 넓은 고립형이다. 이런 사람들은 인간관계에 있어서 소극적이고 혼자 있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다. 다른 사람하고 접촉하는 것을 불편해 하거나 다른 사람에게 무관심해서 고립된 생활을 하는데, 이런 유형 중에는 고집이 세고 주관이 지나치게 강한 사람도 있지만, 대체로는 심리적인 고민이 많거나, 생활에 잘 적응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서 우리의 관심을 필요로 하는 유형이다.

따라서 우리가 원만한 의사소통을 통해 인간관계를 좋게 만들려면 열린 자아의 영역이 넓어져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노력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