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복궁과 창덕궁 ‘소문난 맛집’ 너무 많아 고민
북촌은 서울에서 전통 한옥이 주거 기능을 유지한 채 군락을 이루는 유일한 동네다. 북촌이 ‘걷기 좋은 길’로 탈바꿈하면서 이곳을 찾는 방문객도 늘고 있다. 가을날. 아이들의 손을 잡고 느릿느릿 걸으며 북촌의 정취를 느껴보는 시간을 갖는 건 어떨까.
북촌의 동서를 가로지르는 길이 북촌길이다.
예로부터 맛집이 모여 있기로 명성이 자자한 길이다. 신문·잡지·방송에 나온 식당이 수두룩할 만큼 소문난 맛 골목이지만. 막상 길을 거닐다 보면 어디로 들어가야 할지 갈등이 인다. 경복궁 입구에서 소격동 방향으로 꺾이는 길목부터 시작하자.
왼쪽으로 ‘큰기와집’과 ‘밥점’이 보인다. 큰기와집은 간장게장정식(2만 5000원)이 유명하다. 유기농 콩과 고추로 직접 담근 장으로 맛을 냈다. 아이들에겐 고슬고슬 지은 밥을 연잎에 한 번 찌고 다시 한 번 쪄내는 연잎쌈밥이 맛깔나다.
밥점은 원래 한정식집이었지만 지금은 일본식 덮밥과 김치찜을 전문으로 낸다. 한옥에서 먹는 덮밥의 묘미가 새롭고. 김치찜은 포기째 내와 찢어 먹는 재미가 쏠쏠하다.
정독도서관과 선재아트센터 사거리 한쪽으론 파스타집 ‘하루’가 터를 잡았다. 토마토소스에 복어 살이 듬뿍 들어간 복어살스파게티(1만 3000원)가 색다르다. 맞은편에 자리한 즉석 떡볶이집 ‘먹쉬돈나’는 인근 여고생 사이에 인기인 집이다. 식사 시간을 피해서 찾는 게 좋다.
풍문여고 방향으로 조금만 걸으면 ‘북촌평양냉면’이 나온다. 정통 평양냉면이 5000원인데. 그 맛이 웬만한 8000원짜리 냉면을 능가한다. 특히 육수에서도 우러나는 메밀 향은 한번 접하면 잊기 힘들 정도다.
‘발코니에 모카 향기’는 모카커피를 핸드드립으로 뽑아낸다. 갓 수입한 생두를 필요한 양만큼만 볶아 종이가 아닌 융 드립으로 내려 맛이 뛰어나다. 인기 메뉴는 모카 예가체프와 모카 하라. 각각 6000원씩 받는다.
헌법재판소 앞 ‘로시니’는 정통 이탈리아 식당으로. 얇게 썬 쇠고기 안심에 루콜라와 양송이를 곁들인 유럽식 육회 카르파초(1만 2500원)를 꼭 먹어봐야 한다. 기름과 힘줄을 제거한 담백한 생고기가 씁쓸한 루콜라와 절묘한 조화를 이룬다.
현대 계동 사옥 뒤편으로 접어들면 소규모 한정식집 ‘이조’가 있다. 입에 착 달라붙는 음식 맛으로 인근 현대 직원들에게 인기가 좋다. 1인분에 8000원 하는 밥상이 가장 잘 팔리는데 손님이 원하면 2만~3만원에 식단을 맞춰준다.
계동 언덕을 지나면 북촌길의 끝인 창덕궁 돌담이 나온다. 가족 외식용 맛집이 한데 모여 있다. ‘비원손칼국수’는 인심 좋은 할머니가 쫄깃쫄깃한 면발의 칼국수(5.500원)를 끓인다. 양념장으로 간한 뒤 볶은 애호박과 삶은 부추를 면과 함께 먹으면 고소하고 담백하다.
전필호 프라이데이 기자 [pirozzang@joins.com]
밥점 02-720-7010. 큰기와집 02-722-9024. 먹쉬돈나 02-723-8089. 하루 02-720-7009. 북촌평양냉면 02-720-7110 . 발코니에 모카 향기 02-737-9058. 서미 앤 투스02-720-5001. 애프터 더 레인02-730-2051. 장수숯불구이 02-766-5491. 로시니 02-766-8771. 재동골 마님순대 02-766-1035. 이조 02-764-2127. 비원손칼국수 02-744-4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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