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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 大計 기업이 이끈다

스티브 잡스 애플 최고경영자는 지난 17일(미국 현지시간) 아이폰4의 안테나 결합과 관련한 해명 기자회견에서 뜻 밖의 말을 건넸다. 초기 대응 미숙을 질타하는 질문에 대해 그는 “우리가 미국 기업이 아니라 한국 기업이었으면 좋겠는가”라고 답한 것이다.

스티브 잡스가 굳이 한국 기업을 언급한 이유는 무엇일까. 김상훈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는 이에 대해 “애플이 가장 큰 라이벌로 생각하는 게 구글과 한국 기업”이라며 “한국이라는 신경 쓰이는 라이벌이 있으니 미국 기업끼리 이전투구하지 말자는 뜻이다”고 해석했다.

국내 기업들이 한국경제의 새로운 100년을 써 나가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이름 조차 내세우기 힘들었던 변방의 기업에서 이제는 애플, MS, 소니, GE 등 글로벌 초대형 기업들의 강력한 경쟁자로 자리매김하며 앞으로 지금까지 해온 것 이상을 써 내려갈 준비를 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 기업들의 선전은 ‘서프라이즈’ 그 자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세계 1등 상품하면 반도체와 LCD 등 몇 개 밖에 내세울 수 없었지만 현재는 부품 소재, 최첨단 기술 등 여러 분야에서도 글로벌 1등을 향해 나아가고 있는 것이다.


부품소재의 경우 한국의 최대 약점으로 꼽혔던 분야지만 현재는 그렇지 않다. 전자부품의 경우 과거에는 글로벌 1위에서 10위까지를 일본 업체들이 차지했다. 하지만 지난해 말 현재 글로벌 전자부품업체 톱 10에서 삼성전기 6위, LG이노텍 9위 등으로 한국업체가 2개나 랭크됐다. 삼성전기와 LG이노텍의 통합 점유율도 4%대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자동차 부품 부문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현대ㆍ기아자동차의 질주가 이어지면서 도요타 등 해외 유명 자동차 메이커들도 이제는 앞다퉈 한국산 부품을 쓰고 있다. 미국 자동차 전문지인 오토모티브뉴스가 작년도 매출액 기준으로 집계한 결과 글로벌 100대 자동차 부품기업에 LG화학(6위, 전기자동차 배터리 공급), 현대모비스(12위), 만도(61위), 현대위아(65위) 등 한국 기업 4곳에 포함됐다.

불과 10년 전만 해도 명함 조차 내밀지 못했던 2차 전지 분야에서도 한국 기업은 이제 글로벌 1등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2차전지 분야에서 일본 산요가 1위를 달리고 있지만 근소한 차이로 삼성SDI와 LG화학이 2위와 3위를 유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조만간 산요의 자리도 우리 기업들이 빼앗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기존 주력 분야에서는 글로벌 1위 자리를 더욱 공고히 하고 있다. 반도체의 경우 삼성전자와 하이닉스 통합 점유율이 올 1분기 기준으로 55%를 기록하고 있다. 전 세계에서 생산되는 반도체 10개 중 6개 가량이 메이드인 코리아 제품이다. LCD도 한국산 통합 점유율이 50%를 넘어선 상태로 과거 반도체와 LCD 치킨게임에서 한국 업체가 승기를 잡았다.

글로벌 TV 시장에서도 LG전자가 소니를 제치면서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나란히 글로벌 1위와 2위를 유지하고 있다. 유럽 등 일부 시장에서는 판매되는 LCD TV의 60%가 한국산으로 채워지고 있을 정도다.

한국 기업의 도전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국내 주요 기업들은 금융위기의 경험과 더욱 치열해 지는 글로벌 환경을 고려, ‘비전 2020’ 수립 등 중장기 전략을 마련해 시행중이다. 초일류 100년 기업으로 성장, 한국 경제의 새로운 100년의 역사를 쓰겠다는 각오다.

유병규 현대경제연구원 상무는 “앞으로 저출산, 고령화 심화 등으로 우리 한국 경제 성장은 기업들이 얼마나 많은 경쟁력을 확보하고, 부가가치를 창출하느냐에 달려 있다”며 “과거도 그랬지만 앞으로 한국 경제 100년에 있어 국내 기업들의 역할은 더욱 커질 것이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