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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샘터.......о♡/달의생각

안현숙 선생님 어디계세요

1969년 당시 서울은천국민학교 6학년 16반 안현숙 선생님을 찾습니다.

국민학교(초등학교) 5학년 집마당 무궁화나무 아래서 동생과


친구가 초등학교 은사님과 연락이 되어 통화하였다는 이야기를 들으니

저도 오늘 갑자기 초등학교때의 안현숙 선생님이 더 그리워집니다.

지금의 내가 있는것도 다 그분덕인데.....

바로 위의 사진이 그때의 사진입니다.

 

초등학교 5학년때 동생과 집마당 무궁화 나무 아래서

옆집 경심이 아빠께서 찍어주신 사진입니다.

정용주는 아마 저와 동갑이었고

정경심, 정용이 두 동생이 있었는데...

다들 어디서 사는지 모르겠습니다.



안현숙 선생님이 5,6학년때 담임선생님이셨는데 이 사진이 그때의 사진입니다.

그 선생님은 말수도 별로 없고

내성적이고 얌전했던 나를 이쁜이라고 하시면서

참 이뻐하셨던 기억이 납니다.

 

동사무소에서 영세민에게 지급하는 밀가루 한포로 한달을 살고

그 나마 못받으면 끼니걱정 때문에 엄마가 쌀을 꾸워오시곤 했습니다.

엄마는 행상도 하시고 남의집 궂은 일도 하시고 안해본 장사가 없이

자식들 키우시느라 어렵게 고생하시면서 신앙의 힘으로 사셨습니다.

 

하루는 선생님께서 중학교에 진학해야 하니까 

중학교 진학 여부를 조사하는 가정 통신문을 나눠 주셨습니다.

엄마 가져다 보이라고 했는데 나는 차마 엄마한테 보여드리지도 못하였습니다.

평상시 엄마가 등록금을 댈 수 없어 중학교 못보낸다고 말씀하셨었기 때문이지요.



동네 친구들 모두 중학교에 가는데 나만 못간다 생각하니 슬펐지만

일찍 철이 들었던 나는 엄마가 고생하시는 것을 보고 자랐기에

엄마한테 어리광을 부리거나 떼를 쓰거나 해본적이 없습니다.

엄마는 굉장히 자애로운 분이셨습니다.

저는 모테신앙으로서 엄마가 신앙생활 하시는 모습을 보고 자랐고

교회 유년주일학교를 거쳐 학생회에서 활동하면서 바로 자랄 수 있었습니다.

 

학교에 갔더니 선생님께서는 어제 나눠준 조사서 다 내라고 하시면서 

안가져온사람은 손을 들라고 하셨습니다.

그 당시 어려워서 중학진학을 못하는 얘들이 많았으니까 

나처럼 안가져온 사람이 많으리라 생각했는데 별로 없었습니다. 

그것은 안가더라도 진학못한다고 적어서 내야 했던 것입니다.

 

 "선생님 저 엄마가 중학교에 못간데요" 그래서 안가져 왔다고 했더니

야단을 치시면서 집에 다시 갔다 오라 하셨습니다.

집에가서 다시 확인받아가지고 오라는 거였습니다.

난 아무말도 못하고 집으로 왔습니다....

집에 가봤자 엄마도 안계신데....



그리고는 집에왔다가 다시 선생님이 기다리시는 학교로 가지 않았습니다.

저녁에 엄마가 돌아오셨는데 엄마한테 이야기 하니 엄마는 눈시울을 붉히시면서 한숨만 내쉬셨습니다.

 

다음날 학교에 갔더니 선생님께서는 갔다가 다시 오라했는데 

안오면 어떻하냐고 하셨습니다.

나는 "엄마가 학교 못보내준다고 해서...." 하고 울먹였습니다.

선생님이 안아 주시면셔 들어가라 하셨습니다.

 

그 당시 6학년은 16반까지 있었는데 

지금 초등학교와는 달리 남학생과 여학생반이 나눠졌었습니다.

마침 그때 6학년 전체에서 성적이 우수한데 가정형편상 

중학교 진학을 못하는 학생을 남,여학생반 중에서 각기 한명씩 선발해서 

중학교 진학 장학금을 수여한다고 했습니다.

담임선생님께서는 나를 추천하셨고 

그중 6학년 여학생중 내가 선발되어 

중학교에 진학을 하게 되었습니다.

 

엄마는 너무 기뻐하셨습니다.

물론 중학교 입학만 한다고 모든게 되는게 아니지만 

이건 하나님 뜻이라고 받아들이셨습니다. 

나 역시 중학교에 갈수 있다는 기쁨에 펄쩍 뛰었습니다.

중학교에 입학한 뒤로는 엄마가 나의 등록금을 마련하시기위에 

더 힘들게 일하셨다는 것을 기억합니다.

 

내가 그때 장학금을 받지 못했다면 

분명 중학교 진학도 못했을 것입니다.

그러다보면 나의 인생은 어떻게 바뀌었을까요...

여러가지 상상이 됩니다.

그래서 그분을 잊지 못하고 그리워 합니다.

 


중학교에 진학한 뒤로 학교에 선생님을 뵈러 인사다니고 

편지도 왕래하고 했었는데 언제부터인가는 선생님과 연락이 끊겼습니다.

은사 찾아주는 곳에 신청을 해놔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지금쯤 60대가 되셨을텐데....

선생님 정말 보고싶습니다.

이 하늘 아래 같이 계실텐데 만나뵙지 못하고 있습니다.

안현숙 선생님 만나뵈올 때까지 건강하시기만 바랍니다.

 

글쓴이 : 문태은    리빙러빙러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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