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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기술의 샘터........о♡/마케팅·경영전략

숨겨진 상관관계를 찾아낸다

아기 기저귀와 함께 가장 잘 팔리는 제품은 무엇일까. 아기들이 먹는 분유나 우유 혹은 장난감을 떠올리기 쉽다. 정답은 바로 ‘맥주’다. 아내의 부탁으로 기저귀를 사러 간 남편들이 지나가는 길에 맥주를 사기 때문이다. 실제로 세계적인 할인점을 운영하는 월마트(Wall Mart)에서 맥주와 기저귀를 나란히 진열하자 맥주 매출이 크게 늘었다고 한다.

이처럼 다양한 사물들이 서로 맺고 있는 관계를 밝히는데 사용하는 기술을 데이터마이닝(datamining)이라고 한다. SAS코리아가 전국 대학생과 대학원생을 대상으로 개최한 ‘제 5회 SAS 마이닝 전국대회’에서 본교 산업공학과 대학원에서 출전한 ‘스파르타’ 팀이 최고상인 금상을 받았다. 특히 이번 수상은 전국에서 총 98개 팀이 출전한 가운데 이뤄진 것이라 의미가 더욱 각별하다. 주인공인 오도영, 안세훈, 홍민표(이하 산업공학과 석사과정) 군을 만났다.

‘데이터마이닝 전국대회’에서 최고상인 금상을 받았다. 수상소감을 듣고 싶다.

오도영(이하 도영) : 이번 전국대회에 참가한 팀이 총 98개나 됐다. 그 가운데 2차에 진출할 팀을 6개 선정한다. 금상 1팀, 은상 2팀, 동상 3팀인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1차만 통과해도 수상은 정해지는 것이다. 온라인에서 1차 발표 공고를 보고 통과했다는 것을 알게 됐을 때 무척 기뻤다. 작년에도 대회에 참가했으나 입상하지 못해 아쉬웠는데 올해 입상도 아닌 최고상을 받게 돼 영광이다.

안세훈(이하 세훈) : 작년에도 동기인 오 군과 함께 대회를 나갔었다. 이번 대회 때 1차 통과 소식을 들었을 때 뛸 듯이 기뻤다. 2년 동안 준비한 결실을 거두는 것 같았다. 주변에서도 교수님을 비롯해 많은 분들이 축하해줘서 더욱 뿌듯했다.

홍민표(이하 민표) : 두 친구와는 달리 내 경우는 이번 대회가 첫 출전이다. 작년부터 대회에 나가고 싶었으나 적당한 팀을 구성하지 못했었다. 대회 경험도 없었고, 워낙 많은 팀이 참가해 사실상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 그래서인지 우승 소식을 접하고도 처음에는 실감이 나지 않았다. 금상 수상 후에 상금이 적힌 팻말을 들고 있을 때야 비로소 ‘우승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평생 추억으로 남을 것이다.

데이터마이닝(datamining) 대회에 대해 생소해 하는 분들이 많다. 쉽게 설명해 달라.

도영 : 쉽게 이야기하면 방대한 자료로부터 자동적으로 상관관계나 법칙을 도출하는 것을 말한다. 정보통신 기술이 발달 할수록 다양한 자료를 활용하게 되고 가설을 검증해 경영에 접목하려는 움직임이 강하게 일어나고 있다. 문제는 ‘어떻게 가설을 입안할 것인가’하는 문제다. 과거라면 유능한 사원이 과거 동향을 참조해 직감과 경험으로 문제를 해결했을 것이나 이것만으로 무한경쟁 시대를 헤쳐 나갈 수 없다. 이때 데이터마이닝을 활용하면 컴퓨터가 자동으로 가설을 입안하고 문제를 해결해 최적의 결과를 얻을 수 있게 도와준다.

전국에서 98개나 되는 팀이 참석했다. 최고상을 받게 된 원동력은 무엇인가.

세훈 : 일단 물불 가리지 않고 열심히 했다. 한발 더 나아가 주최 측의 의도를 파악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 그 결과 비즈니스 모델과 깊은 연관성을 유지해야겠다는 결론을 얻었다. 문제 해결을 위해 비즈니스 측면에서 접근함과 동시에 마케팅과도 연관성을 찾아 파고들었다. 그런 부분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고 본다.

민표 : 작년의 경우 ‘보험사 이탈 고객’을 과학적으로 예측하는 것이 주어진 문제였다. 회사에서는 실제 결과 값을 이미 알고 있다. 이를 감추고 대회 참가자들에게 문제를 주는 것이다. 제공한 정보를 데이터마이닝 기법으로 분석해 실제 결과와 가장 근접한 결과를 얻어낸 팀이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총 4개월 동안 진행된 대회 기간 동안 각자 정해진 역할을 충분히 소화해 낸 동료들 덕분에 우승이라는 결과를 얻지 않았나 싶다.

준비하면서 힘든 일도 많았을 것 같다.

도영 : 심사위원들에게 결과를 보여줄 발표 준비를 하는 것이 어려웠다. 발표 내용을 비롯해 손짓, 시선 처리, 발표 시간, 발음 등 세밀한 부분까지 잘못된 것이 없는지 검토했다. 한편 동료 중에는 방학을 이용해 기업 인턴십을 하는 경우도 있어 서로 시간 맞추는 것이 쉽지 않았다. 주중에는 수업을 듣거나 교수님 연구 과제를 돕고, 평일 저녁과 주말을 이용해 대회에 매진했다.

세훈 : 1차 통과 후, ‘기왕 여기까지 왔으니 우승하자’는 마음가짐으로 최종에 임했다. 중간에 동료들 사이에 사소한 마찰도 있었다. 모두들 석사 마지막 학기라 졸업 논문 준비를 비롯해 해야 할 일이 많았기 때문이다. 모임 중간 중간에 함께 모여 온라인 게임을 즐기거나 축구를 하면서 화합을 다지곤 했다.

민표 : 오래 전부터 대회에 관심을 갖고 있었으나 작년의 경우 뜻을 함께할 동료를 구하지 못했다. 대회 기간이 길고 여정이 험난해 참가 희망자 자체가 많지 않은 것도 이유였다. 다행히 올해는 도영, 세훈과 같은 유능한 후배들과 함께 팀을 꾸려 어려운 과정을 헤쳐 나갈 수 있었다.

유사한 분야를 공부하는 후배들을 위한 조언을 부탁한다.

도영 : 꼭 데이터마이닝 분야가 아니더라도 어떤 분야든 가장 필요한 덕목은 인내(忍耐)라고 생각한다. 나아가 지금 내가 하는 일이 ‘제대로 된 것인지’, ‘올바르게 접근하고 있는지’ 스스로에게 끊임없이 물어야 한다. 더불어 자기가 하는 일에 대해 자신감을 가져야 한다. 중간에 어려움 오더라도 인내심 가지고 대처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세훈 : 열정(熱情)을 강조하고 싶다. 우리 팀의 경우 작년 대회에서 실패했다. 그때 바로 포기했더라면 최고상 수상이라는 좋은 결과를 얻지 못했을 것이다. 실패 이후, 작년 대회에서 준우승한 사람을 찾아 비결을 묻기도 했고, 주최 측에 자주 문의를 해서 조언을 구하기도 했다. 그렇게 얻은 정보를 이용해 실패 원인을 가다듬고 보완해 나갔다. 어떤 일을 하든지 열정을 가질 것을 주문하고 싶다.

석사과정 이후의 활동계획이 궁금하다.

도영 : 수많은 자료 중에서 가치 있는 자료를 찾아내는 과정은 어디서나 요구된다. 상관관계를 찾아내는 것도 마찬가지다. 가급적이면 품질개선 분야로 진출하고 싶다. 우선 기업에서 일하면서 기회가 되면 박사학위를 위한 공부도 더 할 계획이다.

세훈 : 석사 졸업 후, 데이터베이스(DB) 관련 분야로 진출하고 싶다. 데이터마이닝을 전공했고, 전공을 적극 활용할 수 있는 분야면 더 좋겠다. 차후, 데이터베이스에 대한 공부를 더 해서 관련 기업에 취직할 예정이다.

민표 : 내 경우 어떤 제품을 약속된 보증기간 동안 활용할 수 있게 하는 분야인 ‘신뢰성’을 전공하고 있다. 관련 분야를 계속 연구할 생각이다. 이번 대회 우승으로 인턴십과 신입 사원 채용 면접 혜택을 부여받았고, 이미 채용 면접을 봤다. 합격하면 SAS코리아에 들어가 꾸준히 데이터마이닝 분야에서 일할 것이다.


글 : 정 현 취재팀장 opentaiji@hanyang.ac.kr
사진 : 권순범 사진기자 pinull@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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