닐 부어맨은 영국 잡지사 출신 작가. 어릴적 열등의식을 만회하기 위해 브랜드에 탐닉하기 시작한 그는 아디다스, 라코스테, 블랙베리, 아르마니, 루이비통, 헬무트랭, 비비안웨스트우드, 구찌, 노스페이스 등의 브랜드를 소유함으로써 더 나은 자신이 되고자 했으나 역설적이게도 천박한 대중속의 자신을 발견한다. 결국 실망감이 혐오로 발전, 자신이 가지고 있는 수천만원어치의 명품 브랜드들을 런던의 광장에서 붙태우는 역사적 쾌거를 통해 '반 소비주의'의 화신이 되었다.
<나는 왜...불태웠는가>는 그가 '브랜드 화형식'을 결심한 후 186일 동안의 고민과정, 화형식의 집행, 또 그 후의 125일간의 변화를 낱낱이 고백한 책이다. 더 이상 솔직할 수 없으리만큼 자신의 감정을 완죤 드러내고 있는 저자의 일기를 따라가다 보면, 어찌할 줄 모르는 그의 초조함에 어느새 동참하게 되어 버린다. 마케팅 전문가의 입장에 서서 저자의 논리에서 헛점을 찾기도 했지만 많은 부분에서 깊이 공감할 수 밖에 없었다.
실제로 최근에 나는 여러 모임자리에서 지나친 브랜드주의 혹은 "over-marketing"에 대한 개.인.적 반감을 표출했었다. 마케팅교수답지않게시리. ㅎㅎ (신상품)마케팅을 전공한 사람으로서 브랜드의 "가치(value)"를 모르는 바 절대 아니지만, 아니 감성적 가치의 필요성을 지금도 열심히 강의하고 있지만, 지나친 광고 캠페인과 럭셔리마케팅, 그리고 낯뜨거운 '브랜드 사랑' '러브마크' 운운에는 할말을 잃게 되고 명함에서 '마케팅'이란 말을 살짝 가리고 싶어진다. 진정으로 고객의 Needs(필요)-not Desire(욕망)-에 대해 고민하고 그 니즈를 충족시키는 것이 마케팅의 본질이 아니던가. LG 그룹의 모토처럼 '고객을 위한 가치창조'가 마케팅의 존재목적에 가깝지 않은가 말이다.
저자가 어느 날 만원버스안에서 정말 예쁜 여자를 보았다. 매혹적인 그녀를 바라보던 그의 눈에 들어온 것은 그녀가 신고 있던 신발 '푸마(puma)'였다. "아이고 맙소사, 이게 웬 끔찍한 일! 푸마를 신고 있다니 믿을 수가 없었다. 운동화 중에 제일 쓰레기같은 푸마를 신다니!"
브랜드는 자신을 표현할 뿐 아니라 남을 판단하는 도구로도 사용된다. 그게 뭐이 나쁜가? 브랜드로 인해 인생에서 더 소중한 많은 것들을 잃지만 않는다면 말이다. 우리들 대부분은 브랜드의 순기능에 의존하여 주관적 행복을 향유하고 있지만, 물질주의와 지나친 소비주의가 쥐새끼처럼 우리의 영혼을 갉아먹고 있는 21세기, 이제 부어맨의 주장에도 귀를 기울일때가 되었다.
- 브랜드는 일방적으로 나의 사랑을 받기만 할 뿐 나에게 사랑을 돌려줄 줄 모른다
- 운동화 브랜드로 사람을 평가하는 동안 소중한 관계를 맺을 수 있었던 기회들을 얼마나 많이 날려 보냈을까?
- 내가 소유하는 물건이 역으로 나를 소유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나는 그 모든 것들로부터 자유로워질 것이다.
- 명품은 결코 우리를 계층이동시키지 못한다. 이것은 브랜드가 만들어낸 허상일 뿐이다
- 나이키 의류에 돈을 지불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이는 바보라는 표식이다.
- 덜 쓰고 덜 일하라. 양을 버리고 질을 끌어안아라.
- 광고메시지는 어떤 방식으로든 끊임없이 사람들의 마음 속을 뚫고 들어오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소비자로서의 투쟁이 이루어져야 할 곳은 바로 자신의 마음속인 것이다.
나는 닐 부어맨의 말에 100% 동의하지도 않지만, 부정하지도 않겠다. 우리는 어떤 의미에서 모두가 마케터이며 동시에 소비자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세상은 너무 한쪽으로 치우쳐왔다. 그리고 닐은 경기장 주심처럼 그 반대쪽에 의미있는 깃발을 번쩍 올렸다. 이제 문제는 어디에 하나의 인간존재로서의 소비자의 최적 행복점이 존재하는지를 알아내는 것일 것이다. 당신은 지금 어디에 있고, 또 어디에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출처] 나는 왜 루이비통을 불태웠는가?|작성자 캐즘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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