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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동아시아 IT포럼’을 주목하는 이유

[사설]‘동아시아 IT포럼’을 주목하는 이유

 http://www.etnews.co.kr/news/detail.html?id=200711230237

 

남북한과 중국의 IT전문가가 27일 중국 옌지에서 만나 ‘동아시아 IT포럼’을 연다. 본지가 후원하는 ‘통일IT포럼’이 주관하는 이 행사는 이틀간 70여명의 남·북·중 IT 전문가가 모여 3국 간 리눅스 공동 활용과 IT 아웃소싱, 공동 언어 사용 등을 논의한다. 6·15 정상회담 직후인 2000년 9월 창설된 통일IT포럼은 남북 IT 활성화를 위해 그동안 각종 세미나와 연구 저술 그리고 IT서적 북한 보내기 운동을 펼쳐왔다. 지난 2001년에는 남북 최초 합작기업인 하나프로그램센터가 문을 여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하기도 했다.

 국내의 대표적 IT전문가 모임인 통일IT포럼이 개최하는 이번 포럼을 주목하는 것은 남북한 IT 전문인력 간 인력 교류와 기술 협력에 이번 행사가 새로운 전기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지난 2000년 1차 남북정상회담 이후 여러 분야에서 남북 교류가 활발히 진행됐지만 역시 가장 두드러진 것은 IT 분야였다.

 

최근 몇 년간 수백명의 IT 전문가와 기업인이 북한을 방문해 북한 IT 실상을 살펴보고 협력 분야를 타진한 것은 그 좋은 예다. 특히나 지난 10월 초 있었던 2차 남북정상회담 이후 개성에 3통(통신·통행·통관)이 허용되는 등 남북 경협이 빠른 속도로 우호적 환경으로 바뀌고 있어 남북 관계에서 그 어느 때보다 IT의 역할이 중요해지고 있다.

 남북 교류를 촉진하는 수단으로 IT만큼 좋은 것이 없다. 하지만 IT가 이 같은 역할과 결실을 얻으려면 아직 남북 간에 해결해야 할 많은 과제가 있다. 남북이 서로 다르게 사용하는 컴퓨터 용어와 자판·문자코드 등을 통일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일반 용어도 남북 간에는 상당한 이질감이 있다. 하물며 외래어가 많은 첨단 IT용어는 차이가 더 심할 수밖에 없다. 더구나 IT의 생명주기는 시간이 갈수록 짧아지고 있고 그에 따른 신조어도 많아지고 있다. 이를 감안하면 이번 포럼 같은 행사를 자주 많이 열어 갈수록 커지는 남북 간 IT언어 이질성을 하루라도 빨리 해소해야 한다.

 이번 포럼에서 또 하나 주목되는 것이 남·북·중 간 리눅스 협력이다. 공개 소프트웨어 대표 주자인 리눅스는 활용도와 잠재성은 무궁무진한 데 비해 아직 시장에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절대 강자가 없는 형편이다. 노력 여하에 따라 누구나 글로벌 강자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브라질 같은 개도국도 리눅스 사용에 적극 나서고 있다. 한·중·일도 이미 아시아 시장을 겨냥해 아시아리눅스라는 상업용 리눅스 분야에서 적극 협력하고 있다.

 북한은 하드웨어는 취약하지만 소프트웨어 특히 리눅스 분야는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북한의 우수한 소프트웨어 기술이 아시아리눅스 등에 보태지면 아시아가 공개 SW 분야 종주국이 되는 데 큰 힘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IT는 물론이고 남북사업에 있어 잊지 말아야 할 것은 결코 서둘러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인내를 가지고 꾸준히 작은 약속이라도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 ‘동아시아IT포럼’이 남북 교류를 앞당기고 남북 번영과 평화를 가져다주는 촉매제가 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