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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신 마비 이긴 검사' 양익준 "약자 아픔 보듬는 검사되겠다

'하반신 마비 이긴 검사' 양익준 "약자 아픔 보듬는 검사되겠다"
    기사등록 일시 [2010-02-14 09:00:00]

  【과천=뉴시스】서재훈 기자 = 8일 오전 과천정부청사 대강당에서 신임검사 임관식이 열린 가운데 하반신 마비 장애를 딛고 합격한 양익준씨가 이귀남 법무부장관으로부터 임명장을 받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jhseo@newsis.com

【서울=뉴시스】정재호 기자 = "어려운 사람들, 소외된 사람들과 함께 눈물 흘리고 보듬어 줄 수 있는 검사가 되고 싶다"

'하반신 마비'라는 신체 장애를 이기고 검사가 된 양익준씨(31)는 임관까지 힘든 경험을 한 자신의 경험에 비춰 약자를 위하는 검사가 될 것이라 다짐했다.

양 검사는 1997년 고등학교 3학년으로 수능시험을 100일 앞둔 어느날 집안 난간에서 발을 헛디뎌 떨어지면서 하반신이 마비(척수장애 1급)됐다.

당시 양 검사는 재활치료에만 2년을 매달려야 했으며, 충격과 소외감으로 힘든 시간을 보냈다.

하지만 양 검사는 "나보다 더 힘들고 아픈 사람들을 위해 봉사하겠다"는 뜻을 세운 뒤 학업을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시험을 준비, 2001년 연세대 법학과에 입학했다.

양 검사의 대학진학에 가족들은 고향인 경남 마산의 살림을 정리하고 양 검사와 함께 학교 인근으로 이사를 왔다.

이후 양 검사는 대다수의 사법시험 준비생들이 신림동 고시촌에서 학원 강의를 듣는 것과 달리 대학 내 고시 강의를 반복 수강하며 시험을 준비했고, 결국 49회 사법시험을 통과했다.

특히 아버지 양추일씨(57)는 생업도 포기한 채 아들의 대학교 4년과 사법연수원 2년 동안 뒷바라지에 전념, 양 검사의 임관에 가장 큰 힘이 되었다.

양 검사는 사법연수원 강의 중에서 검찰 관련 과목에 가장 큰 흥미를 느꼈고, 검찰 지도교수였던 박규은 교수의 독려로 검사로서의 삶을 꿈꾸게 됐다.

또 의정부지검 고양지청에서 2개월여 동안 시보로 일할 당시 선배 검사들이 다른 직원들과 똑같이 일을 배울 수 있도록 배려하는 것에도 자극을 받았으며, 결국 양 검사는 신체적 제약을 딛고 활동량이 상대적으로 많은 검사직을 성공적으로 수행할 것을 마음먹게 됐다.

양 검사의 임관은 연수원 동기들과 법조계에서도 화제가 됐다. 실제로 8일 열린 신임검사 임관식에서는 양 검사가 휠체어를 타고 연단에 오른 뒤 이귀남 법무부 장관에게 임명장을 받자 1분이 넘게 박수가 이어지기도 했다.

양 검사는 임관식 이후 대검찰청 신고를 마쳤으며, 현재 의정부지검 고양지청에서 근무 중이다.

next0808@newsis.com
출처 : newsi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