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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 장례절차 마무리… 민주 '유훈정치' 시동

DJ 장례절차 마무리… 민주 '유훈정치' 시동

한국일보 | 입력 2009.08.26 03:05

 
국립현충원삼우제… 200여 참석자 고인 안식 기원
민주 지도부 하의도 방문… 정동영, DJ 대신 美서 연설

김대중 전 대통령의 삼우제(三虞祭ㆍ장례 후 3일째 처음 지내는 성묘)가 이희호 여사 등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25일 오전 서울 국립현충원 김 전 대통령 묘역에서 거행됐다. 유족측이 49재 행사는 치르지 않기로 해 이날 의식을 끝으로 공식적인 장례절차가 마무리됐다.

↑ 이희호 여사가 25일 서울 동작동 국립현충원 고 김대중 전 대통령 묘역에서 진행된 삼우제에서 성수를 뿌리며 고인의 안식을 기원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삼우제는 김 전 대통령이 생전에 다니던 서교동성당 윤일선 주임신부의 집전으로 약 50분간 진행됐다. 동교동계 핵심 인사들은 물론 이해찬 한명숙 전 총리, 손학규 민주당 전 대표, 이강래 민주당 원내대표, 정동영 의원 등 야권 주요인사들이 대거 참석했다. 의식은 성가, 기도, 신부 성서낭독, 가족 성수, 헌화 및 분향 순으로 진행됐다.

이 여사 등 유가족은 손에 촛불을 든 채 성가를 부른 뒤 차례로 묘지에 성수를 뿌리며 고인의 안식을 기원했다. 이 여사는 삼우제 시작 직후 고개를 떨구고 눈물을 흘리는 등 의식 내내 슬픔을 감추지 못했다. 차남 홍업씨는 "장례를 엄숙하게 치를 수 있도록 도움을 주신 이명박 대통령 내외께 감사 드린다"고 말했다.

파킨스병과 싸우고 있는 장남 홍일씨는 의식이 끝난 뒤에도 차마 발길이 떨어지지 않는 듯 주위의 만류에도 자리를 뜨지 않으려고 해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유족들은 삼우제를 마치고 김 전 대통령이 생전 자주 들렀던 마포의 한 음식점에서 비서진 등 50여명과 오찬을 함께 하면서 "자식들이 못하는 일을 대신 해줬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이날 정세균 대표 등 민주당 지도부와 전남 출신 의원 20여명은 김 전 대통령의 고향인 전남 신안 하의도를 찾아 '유훈 정치' 시동을 걸었다. 정 대표는 "하의도는 민주당의 본적지나 다름 없는 곳"이라며 "김 전 대통령의 철학과 정책을 이어받아 기득권에 연연하지 않고 (민주개혁진영의) 대연합을 이루도록 유지를 받들겠다"고 말했다. 이들은 마을 주민들과 홍어삼합, 인동초 막걸리를 나눠 먹은 뒤 김 전 대통령이 어린 시절 한문을 배운 서당인 덕봉강당, 하의초교 등을 찾았다.

한편 김 전 대통령이 다음달 18일 미국 워싱턴 내셔널프레스클럽(NPC)에서 하기로 했던 연설을 정동영 의원이 대신하게 됐다. 정 의원 측은 NPC가 고인의 '북한 핵문제, 한반도 평화' 연설을 대행해 줄 것을 요청해 와 수락했다고 밝혔다. 김 전 대통령은 지난 1994년 1차 북핵 위기 당시 NPC 연설을 통해 지미 카터 전 미 대통령의 방북을 제안했고 한 달 뒤 카터 전 대통령은 북한을 방문했다.

장재용기자 jyjang@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