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방법론, Q방법론, 복잡미묘한 '인간'을 파헤치다

 

지금까지는 가설을 미리 세우고 그 다음 검증하는 ‘가설연역적 방법론’이 주를 이뤘다면, 최근에는 행위를 발견한 다음 검증을 하는 ‘Q방법론’이 인문사회학계에서 주목받고 있다. 윌리엄 스티븐슨이 1953년 『행동연구 : Q기법과 방법론』이라는 책을 출간하면서 시작된 Q방법론은 인간 행위의 이유가 되는 주관성을 이해하고 설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는 이론이다. 이 이론은 대상이나 현상에 대한 △생각 △태도 △가치관을 서술한 진술문인 Q문항에 대한 사람들의 응답을 통해 사람들 간의 유사성을 발견하는 데 주력한다.

기존의 양적 통계 방법론은 집단통계와 비교에 의존함으로써 개인에 대한 진실된 정보는 무시되는 경향이 있었다. 그러나 Q방법론은 종래의 양적 연구에 대한 보완으로 전체적이고 질적인 접근법에 부흥하기 때문에 주관성과 객관성 사이의 관계를 해소시킬 수 있는 장점을 갖고 있다. 이에 대해 한국주관성연구학회(한국Q학회) 김흥규 회장은 “질적 연구방법은 연구자의 능력에 따라 주관성이 개입된다면, Q방법론은

연구 대상에서 인간의 주관성을 찾는 것”이라며 그 차이점을 밝혔다.

무엇보다 Q방법론은 ‘외부로부터 설명’하는 접근법이 아닌 ‘내부로부터 이해’하는 접근법으로, 연구자의 조작적 정의가 아닌 응답자 스스로 의견과 의미를 만들어 간다. 따라서 사용되는 질문은 모두 응답자의 자아 참조적 의견 항목으로 구성된다. 자아참조적은 “나에게 그것은…”,“내 생각으로는…”등과 같이 개인적인 경험에 관한 것이다. 즉 Q방법론은 개인적 경험을 분석하고 이해하기 위한 체계적인 수단인 것이다.

일반적인 통계학 이론의 변인은 측정항목이나 자극인 데 반해, Q방법론에서의 변인은 사람이다. 따라서 Q가 개인의 △의견 △선호 △감정 △취향 등을 연구대상으로 삼는다면 R은 관찰할 수 있으며 측정될 수 있는 객관적 사실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결국 R에서는 모집단의 모든 사람들에게 객관적이며 측정할 수 있는 속성이나 특성에 관심을 갖게 된다. 즉, 인간 행위를 변인 X, Y, Z로 보고 그 사이의 관계에 초점을 두는 것이다. 예를 들어 ‘소외감(X)과 선호 정당(Y) 간의 관계는 성별(Z)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는가?’는 R의 연구문제가 될 수 있다. 그들은 기본적으로 전체란 부분의 합이라고 생각하므로 한 현상을 여러 변인으로 쪼개어 분석하는 것이다.

그러나 Q방법에서는 한 현상이란 총체적인 반응이며 주관적으로 나눌 수 없다고 본다. 따라서 한 개인을 행위적 총체인 변수로 보고 그에 초점을 맞춘다. 즉 Q에서는 한 개인으로서 ‘너의 전체적 관점’과 ‘나의 전체적 관점’ 사이의 관계를 탐색하는 것이다. 이러한 접근은 전체적 맥락 속에서 부분들 사이의 기능적 관계를 고려하며 종합하려는 시도라고 할 수 있다.

‘인간의 주관성에 관한 객관적인 방법론’이라는 Q방법론의 이러한 독특함은 소비자연구에 적용가능성을 보인다. 자신의 주관을 표현하는 방식과 상대에 대한 지각상태가 상이한 소비자가 개인의 주관성을 바탕으로 한 소비자의 태도와 행동에 대한 과학적인 접근을 할 수 있는 것이다. 이같은 특징은 그 동안 표면적인 소비자 특성 연구에 치중해 온 소비자 행동분야의 공백을 메우는 데 큰 공헌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처럼 과학에 있어 한 단계 진보를 갖고 온 Q방법론도 △연구 결과 일반화의 어려움 △통계적 검증에 있어 독립성 가정에 위배 △Q분류의 강제 선택 등 한계점을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김 교수는 이에 대해 “주관성 연구이다 보니 객관적 정보ㆍ사실을 연구하지 않는다는 점도 있으나 이는 이 이론의 특성으로 봐야할 것”이라며 한계점이기 보다는 Q방법론만의 특성임을 강조했다.

그동안 불가능하거나 비실용적이라 믿어왔던 주관적 행위를 객관적으로 연구할 수 있는 바탕을 마련한 Q방법론. 이처럼 △심리학 △사회학 △교육학 △매스컴 △커뮤니케이션 등 다양한 분야에서 유용하게 쓰이고 있는 Q방법론이 깊은 연구를 통해 과학의 큰 진보를 가져다주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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