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10년 안에 인간을 달에 착륙시키고 무사히 지구로 귀환시킨다.”
1962년 존 F. 케네디는 소련과의 우주 경쟁에서 밀리자 선언한 말이다. 그가 오늘날의 평범한 CEO였더라면 이렇게 말했을지도 모른다.
“우리의 사명은 팀 중심적 혁신과 전략적인 주도권 확립을 통해 항공우주 산업 분야에서 국제적인 리더가 되는 것이다.”
TV 오락프로그램 <가족오락관>을 보면, 아주 재미있는 코너가 있다. ‘고요속의 외침’이란 코너인데, 제시된 문장을 헤드폰을 끼고 있는 다른 출연자에게 설명하는 게임이다. 시청자 입장에서는 정답을 알고 보니까 출연자들이 엉뚱한 문장으로 전달하는 것을 보고, 폭소를 터뜨린다.
이와 비슷한 게임이 또 있다. 스피치 퀴즈. 한 사람이 제시된 단어를 설명하고 다른 사람이 대답하는 게임이다. 그런데, 정답을 알고 있는 시청자나 단어를 설명하는 사람은 정답을 맞히지 못하는 사람이 그렇게 답답할 수가 없다.
일단 무언가를 알고 나면 알지 못한다는 것이 어떤 느낌인지 상상할 수 없다. 이런 ‘지식의 저주’는 우리의 지식을 타인에게 전달하기 어렵게 만든다.
이 저주는 CEO와 직원, 교사와 학생, 정치가와 유권자, 마케터와 고객, 작가와 독자 사이에도 발생한다.
사우스웨스트항공사는 69분기, 17년 연속 흑자 경영을 이뤄냈다. 78년 이후 항공 업계가 완전경쟁 체제로 돌입하면서 모두 120개 항공사가 도산했는데도 이 회사가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단 하나의 메시지 때문이다.
가장 저렴한 항공사.
허브 캘러허 회장은 이 내용과 배치되는 모든 것에 대해 ‘NO’ 한다. 이 컨셉은 조직에서의 미션 수행의 제1 판단기준이다. 기내에서 간식으로 나오는 땅콩 외에 치킨샐러드를 메뉴에 포함시키자는 마케팅 부서의 제안도 ‘가장 저렴한 항공사’라는 미션에 부합되지 않기 때문에 채택되지 않는다. 단순하지만 강력한, 메시지의 힘 때문이다.
호기심은 질문에 대답하고 열려 있는 패턴을 닫는 데 필요한 지적 능력이다. 스토리는 그와 정반대의 것, 즉 질문을 제기하고 상황을 던져줌으로써 이 보편적 욕구를 충족시켜준다.
호기심은 지식의 공백을 느낄 때 발생한다. 카네기 멜론대학의 행동경제학자 조지 로윈스타인은 이러한 공백이 고통을 야기하고, 이 고통을 제거하기 위해서 지식의 공백을 메우려고 한다고 설명한다.
무언가에 대해 알고 싶지만 알지 못할 때의 느낌은 손이 닿지 않는 등 한가운데가 근질거릴 때와 비슷하다. 형편없는 영화라도 그 결말을 확인하고 싶어서 2시간 동안 꾹 참고 앉아 끝까지 본다. 결말을 알지 못하는 것은 더 고통스럽기 때문이다.
“대장균이 득실거리는 아이스커피를 팔고 있는 유명 커피전문점이 적발되었습니다.”
TV 뉴스 예고편에 등장하는 말이다. 가장 자극적인 형태의 공백 이론이다. 이런 과장이 듬뿍 담긴 문구들이 효과를 발휘하는 이유는 당신이 모르는 무언가를 넌지시 암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포털이나 스포츠 뉴스 기사에서는 이 이론을 지나치게 써서 문제다. ‘서태지 결혼’이란 헤드라인에 혹해 기사를 찾아 자세히 보니, ‘음악과 결혼했다’는 낚시성 제목으로 쓰이는 경우다. 과유불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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