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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청 기동단 이정남 경사 "위탁입양 아이들에게 도리어 사랑 수유받아

서울청 기동단 이정남 경사 "위탁입양 아이들에게 도리어 사랑 수유받아"

기사입력 2008-03-28 08:52

이정남 경사 "위탁입양 아이들에게 사랑을 수유받는다"

【서울=뉴시스】

"젖도 빨 줄 모르는 아이들을 데려와 키우면서 오히려 사랑을 수유받지요."

서울지방경찰청 기동단 특수기동대 71중대 부사관인 이성남(49) 경사는 7년 동안 14명의 아이들을 '위탁입양'해 오고 있어 주변의 칭송을 받고 있다.

먹고살기 바빠 자기자식도 기르기 힘들다고 하소연하는 부부들이 지천인 가운데, 이 경사는 생면부지의 갓난아기들을 데려와 혈육 못지 않은 정을 나눠주고 있다.

'위탁입양'이란 친부모가 양육할 능력이 없어 입양기관에 아이들이 입양되기 직전까지 일정기간 아이들을 맡아 길러주는 것을 뜻한다.

이 경사가 위탁입양과 인연을 맺게된 것은 지난 1997년 겨울. 당시 강서경찰서 파출소(현 지구대)에서 재직하던 그는 만삭의 20대 미혼모와 상담을 했다.

원하지 않던 임신을 했던 그녀는 아이의 장래에 대한 불안감에 떨고 있었다. 딱한 처지에 공감한 이 경사는 아이의 미래를 위해 동분서주하다 홀트아동복지회와 연이 닿았다.

입양시킬 곳을 찾았지만 당장 태어날 아이를 선뜻 맡아줄 곳은 쉽게 나타나지 않았다. 해서 자신이 직접 위탁입양을 하는 방법을 생각해 보았지만 집문제가 걸림돌이 돼 포기해야만 했다.

이 경사는 집문제가 해결되면 꼭 위탁입양을 해보겠다고 마음먹고 아내 조기자씨(47)에게 어렵게 승낙을 얻었다.

이들 부부가 처음 입양아를 맞이한 것은 지난 2001년.

이 경사는 당시 홀트아동복지회로부터 갓난아기를 데려올 때 느꼈던 낯설음과 기쁨에 대해 말한다.

"처음에는 젖도 빨 줄 모르는 갓난아기가 하루종일 우는 통에 잠도 통 못잤죠. 집안식구들의 신경이 하루종일 곤두설 수밖에 없어요.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모든 관심사가 아기에게 쏠리면서 자연스럽게 가족이 하나가 되는 것을 느낄 수 있었어요."

자신의 가정에서 1년 여를 자라다 미국의 한 중산층 가정으로 입양된 한 사내아이의 기억을 떠올린 이 경사는 "장이 선천적으로 약해 하루에 20번이 넘게 설사를 했다. 식구들도 그렇지만 아기가 참 고생이 많았다"며 "상처난 항문을 닦다주면 아이는 아프다고 울고, 아내도 울고 그렇게 식구들의 마음이 다 헐곤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런 아픔보다는 아이가 좋은 가정에서 행복하게 지내는 것을 입양 후 확인할 때의 기쁨이 몇 배 크게 다가온다고 말한다.

이 경사는 "젊어서는 무조건 일만 하느라 아이 낳고, 키우는 것에 신경쓸 겨를이 없었지만 어느 정도 나이가 들고 갓난아기를 기르니 육아의 새로운 의미를 발견할 수 있었다"며 "젖도 빨 줄 모르는 아이들을 데려와 키우면서 오히려 사랑을 수유받는 셈이다"고 환하게 웃었다.

물론 새식구들이 이 경사의 가정에 쉽게 합류하게 된 것은 이제는 대학생이 된 아들 이도훈군(23)과 고등학생 이슬기양(18)의 도움도 컸다.

이 경사는 특히 이제 고등학생엥 불과한 이양이 제법 초보엄마노릇을 해주는 것을 무척 대견스러워했다.

그래도 애지중지 키우던 아이들이 다른 가정으로 입양될 때의 심정은 어떨까.

"떠나보낼 때 마음을 표현하기는 힘듭니다. 그저 눈물바다만 되는 거지요. 아이가 떠나면 전 휴가를 신청해서 가족들과 함께 여행을 가요. 잊기 위해서라기보다는, 기억하기 위해서죠. 아이가 떠나도 기저귀와 담요를 오래 간직하고 틈틈이 냄새를 맡아요."

입양을 하다보면 가끔 서글플 때도 적지 않단다.

"위탁입양을 한다고 하면 '잘한다'고 칭찬하는 분들도 있지만 '얼마 받느냐'고 묻는 사람들도 있어요."

웃으면서 말하지만 색안경을 끼고 위탁입양을 바라보는 일부 시선에 대한 섭섭함도 묻어나는 대목이었다.

이 경사는 친부모로부터 양육되지 못하는 아이들이 여전히 줄지 않고 있는 현 상황에서 대안가족으로서의 입양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가 좀더 확산되어야 한다고 본다.

이 경사는 "외국처럼 정부차원에서 적극적인 혜택을 주는 지원시스템이 마련되어야 한다"며 "한국은 입양에 대한 사회적 인식은 많이 향상됐는데, 조건이 지나치게 까다로워 입양을 하고 싶어도 하지 못하는 가정이 많다"고 아쉬움을 털어놓았다.

"일근을 하는 기동단으로 오다보니 새벽 출근에 새벽 퇴근이 빈번하다"는 이 경사는 "전에는 저도 틈틈이 도운다고 했는데 요새 아내가 참 고생이 많다"고 아내 조씨에게 미안함과 고마움을 함께 전했다.

<관련사진 있음>

손대선기자 sds1105@newsis.com
 

출처 : 네이버뉴스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2&oid=003&aid=00020235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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