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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헬스케어허브’ 글로벌 환자들을 코리아로..

신망애(信望愛) 2009. 9. 11. 13:47

U-헬스케어 허브

 

[이코노믹리뷰 ]

 

▷ IT와 메디컬 테크놀로지가 만나
실현시키는 유비쿼터스 헬스케어 시대


▷ 대한민국의 새로운 성장동력인
U-헬스케어 시장을 어떻게 선점할 것인가

# 부산에서 중소기업을 경영하는 50대 CEO 김건강 씨. 고혈압으로 크게 고생한 경험이 있는 김씨는 매일 아침 일어나 먼저 혈압을 재는 게 일과다. 이 날 역시 마찬가지. 일어나자마자 혈압을 재고 그 수치를 서울에 있는 자신의 주치의에게 보낸다. 곧 모니터 화면에 주치의가 나타나 “혈압이 많이 좋아졌네요. 약을 줄여도 되겠어요. 처방전을 다시 써서 보내드릴께요”라고 말한다. 얼마 지나지 않아 김씨의 이메일 편지함에는 주치의가 보내준 새로운 처방전이 들어온다.

# 국내 굴지의 대기업에서 임원을 맡고 있는 박임원 씨. 며칠 전 비즈니스로 미국 뉴욕에 출장 갔던 기억을 떠올리면 지금도 아찔하다. 출장 중 갑자기 배가 아파온 것. 그는 즉시 휴대폰으로 서울에 있는 주치의에게 연락했고, 손목에 차고 있던 시계를 통해 맥박, 혈압 등의 건강 자료를 실시간으로 전송했다.

데이터를 전송받은 서울의 건강관리회사는 네트워크로 확보된 미국 뉴욕 인근의 슬로암 캐더린 병원의 외과 의사에게 연락했고, 바로 수술 일정을 잡았다. 김 씨가 병원에 도착하자 그 외과 의사는 김 씨의 한국 주치의와 화상을 통해 환자의 건강 데이터를 받아보면서 수술을 집도했다.

# 얼마 전 다니던 직장에서 정년퇴직을 맞은 60대 이은퇴 씨. 시골로 내려가 와이프와 오붓한 시간을 보내는 이씨에겐 요즘 또 한 명의 식구가 생겼다. 항상 곁에서 노부부의 건강 상태를 체크해 주는 간호 로봇이 바로 그 주인공. 이씨에게 있어 간호 로봇은 자식 못지않은 든든한 존재다. 로봇은 매일 아침 심박수와 혈압, 당뇨 등을 체크해주고, 문제가 커져 수술이 필요할 때면 직접 수술까지 척척 해내기 때문이다.

유비쿼터스-헬스케어(Ubiquitous- Healthcare, U-헬스케어) 시대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U-헬스케어란 인터넷과 원격 의료 기술을 활용하여 시간과 공간의 제약 없이 언제 어디서나 건강관리 서비스를 제공받는 것. 기존 원격진료와는 또 다른 개념이다.

몇 년 전 영화 ‘아일랜드’를 보면서 입이 떡 벌어진 적이 있었다. 아침에 잠에서 깨어난 링컨(이완 맥그리거 분)이 소변을 보자 변기 내 장치가 “몸에 이상이 발견됐으니, 주치의를 만나보세요”라고 메시지를 전하는 장면이었다. ‘설마 저런 날이 오겠어…’라고 의구심을 가졌던 사람들은 반성해야 할 것이다.

당신이 이사 갈 새로운 아파트의 화장실에는 이런 기능을 갖춘 ‘U-헬스케어 변기’가 이미 들어가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헬스케어 서비스 전문업체인 에버케어와 UHSi는 “올해 안으로 아파트, 고급빌라, 리조트 등 총 10만가구에 헬스케어 시스템을 보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직도 못 믿겠다는 것인가? 의심 많은 당신은 중요한 사실 한 가지를 간과하고 있다. 이미 U-헬스케어 시스템 속에서 살고 있다는 사실을 말이다. 집에서 측정한 혈압이나 심전도 신호를 인터넷을 통해 전송한다든지, 휴대전화 센서를 이용해 측정된 혈당치를 무선 통신망을 통해 담당 의료서비스센터로 보내는 것은 이미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장면이다. 그리고 이것은 U-헬스케어 시스템 속에서만 가능한 일들이다.

국내 U-헬스케어 시장 5년 후 1조원


작년 11월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북미영상의료기기전시회인 ‘RSNA 2006’은 코앞으로 다가온 U- 헬스케어 시대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자리였다. 전시회에서 선보인 각 기업들의 U- 헬스케어 제품들은 기존 생각의 틀을 깼다.

GE가 개발한 노트북 컴퓨터 크기의 20㎏짜리 초음파 기기는 기존 100㎏이 넘어 휴대할 수 없었던 것을 5분의 1 크기로 줄인 것이다. 필립스는 촬영실에서 환자가 원하는 조명과 음악, 비디오를 감상할 수 있는 컴퓨터단층촬영(CT) 체험 공간을 선보였다. 도시바·캐논·소니 등 일본 회사들은 가정에서 맥박이나 혈압을 체크한 뒤, 실시간으로 보내는 소형 건강진단기와 원격진료 시스템 등을 선보였다.

 

U-헬스케어 시장은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고 있다. 작년 한국전자통신연구소가 발표한 ‘신규 U-헬스케어 비즈니스 모델 개발을 위한 시장수요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U-헬스케어 서비스 이용자 규모는 5년 이후 약 702만6000명에 달하고, 시장규모는 1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측됐다.

또한, 메디스타트 등 의료 전문 시장조사기관들은 아시아의 헬스케어 시장이 2015년까지 8000억달러 규모로 급성장할 것이며, 세계 시장 규모는 2조8340억달러에서 5조2932억달러로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처럼 U-헬스케어 산업의 규모가 커지자 최근에는 ‘U-헬스케어 허브’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국내 의료진들은 하루 빨리 한국이 이런 U-헬스케어 허브 지위를 선점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한국은 세계적인 IT 인프라와 의료진을 갖춘, 허브가 될 가능성이 엿보이는 몇 안 되는 나라 중 하나라는 것이다. 도미니크 바튼 맥킨지 아태총괄 사장은 한 언론사 주최의 세미나에서 “인천공항 같은 세계 최고 수준의 허브공항에 우수한 의료진과 IT기술을 갖춘 한국이 U-헬스케어 허브의 최적지”라고 말한 적 있다.

도쿄 베이징 상하이에서 2시간이면 올 수 있는 서울의 지리적인 입지도 U-헬스케어 허브가 될 수 있는 좋은 조건 중 하나.

U-헬스케어로 의료허브 구도 깬다


수년 전부터 세계는 싱가포르, 태국 등 동남아시아를 위시해 빠르게 의료 허브 국가로 탈바꿈했다. 의료산업을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여기고, 집중 육성한 결과다. 태국은 지난 1997년 금융위기 이후 의료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육성했다. 자국의 최대 장점인 저렴한 물가와 관광산업을 접목시킨 것이었다.

태국은 이제 아시아, 중동 등지로부터 오는 환자수가 매년 15%씩 증가하고 있는 동남아의 의료 허브다. 싱가포르 역시 관광에 의료서비스를 접목시킨 의료관광으로 그 동안 짭짤한 재미를 봤다. 이를 기반으로 싱가포르 정부는 오는 2012년까지 GDP의 1%를 상회하는 30억싱가포르달러(약 2조1000억원) 이상을 벌어들이고, 연간 100만명의 해외 환자를 유치하겠다는 구체적인 틀도 마련해 놓았다.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어 있는 두 나라, 두바이와 중국 역시 ‘의료 허브’를 지향하고 있다. 두바이는 헬스케어와 의료 교육, 연구 기능을 두루 갖춘 의료 클러스터를 조성 중이다. 세계 최고의 의료기관인 하버드 의대를 유치해 ‘하버드 의대 두바이센터(HMSDC)’를 설립하고, 다양한 의료· 교육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중국은 상하이시에 상하이국제의료존(SIMZ)을 추진하고 있다. 미국 하버드의대와 독일 하노버의대 등과 함께 미국 MD앤더슨암센터, 존스홉킨스병원, 펜실베이니아대학병원 등이 거론되고 있다.

한국은 이들 국가에 비해 뛰어난 의료 수준과 병원 시설을 갖췄음에도, 의료 허브로 키워내지 못 했다. 이제는 ‘U- 헬스케어 허브’를 통해 이런 기존 의료 허브의 틀을 깨야 한다는 지적이 국내 의료진들 사이에서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국내 의료 전문가들의 이런 주장이 전혀 설득력이 없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한국은 탄탄한 IT 기반과 세계 수준의 의료진 등을 갖춘, 아시아 U-헬스케어 허브에 가장 근접해 있는 국가다. 컨설팅업체 네모파트너스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한국은 아시아 지역의 헬스케어 허브 후보국 중 가장 경쟁력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총 9개의 평가 항목 중 6개 항목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구체적으로는 의료수준, 의료시설, IT 인프라, 허브 공항 보유, 지리적 여건, 산업 규모 등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특히 의료 수준, IT 인프라, 산업 규모 등 3개 항목에서는 최고 득점을 기록했다.

인프라 최고…일본과 경쟁서 이겨야


허브 후보국 중 우리와 견줄 수 있을 만한 나라는 일본 정도다. 일본 역시 우리처럼 6개 항목에서 고득점을 기록했다. 하지만 지나치게 비싼 의료비용과 열악한 정부 지원은 일본이 ‘U-헬스케어 허브’를 지향하는 데 큰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평가다. 이 밖에 싱가포르가 5개 항목, 중국은 4개 항목에서 높은 점수를 받아 뒤를 이었다.

 

네모파트너스 구자준 선임 컨설턴트는 “한국이 갖는 최대의 경쟁력은 우수한 의료진이다. 일반적으로 한국, 미국, 일본을 톱 3로 꼽는다”며 “앞으로 한국에도 영리법인 병원이 생기고, 수가에 의해 조정되는 구조적인 문제점이 개선된다면 훌륭한 의료진을 토대로 아시아 지역의 U- 헬스케어 허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U-헬스케어 허브’

 

인요한 박사와 함께 풀어본 네 가지 궁금증

 

[이코노믹리뷰 ]

 

IT와 의료산업의 꿈의 조합, ‘U- 헬스케어 시대’가 조금씩 구체화되면서 한국이 U- 헬스케어 허브가 되어야 한다는 주장이 의료계를 중심으로 흘러나오고 있다. 이에대한 논쟁도 치열하다. U-헬스케어 산업이 대한민국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것이라는 의견이 있는 반면, 일각에서는 참여정부의 의료 허브 추진 실패를 예로 들며, ‘아직 멀었다’고 지적한다.

 

과연 ‘U- 헬스케어 허브, 코리아’는 한국적 현실에 맞지 않는 핑크빛 전망일 뿐일까. 연세대학교 세브란스병원 국제진료센터 인요한(미국명 존 린튼) 소장과 함께 ‘U-헬스케어 허브’에 대한 네 가지 궁금증을 풀어보았다.

 

| 첫 번째 궁금증 |


왜 U- 헬스케어 허브인가?
“한국은 새로운 성장 동력이 필요하다”

10년 후 한국은 무엇으로 먹고 살 것인가. 많은 경제학자들이 가장 고민하는 명제 중 하나다. 인요한 박사는 “U-헬스케어 산업이 이에 대한 해답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보건의료 분야에 최신 IT기술을 접목시킨 U-헬스케어 산업은 막대한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황금알을 낳는 거위’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실제로 정부에서도 U-헬스산업에 대한 기대치가 높다. 최근 산업자원부는 “U-헬스케어 산업의 시장규모는 오는 2010년 3조원에 달하고, 2020년에는 11조원으로 급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한국이 U-헬스케어 허브로 자리매김했을 때 창출되는 부가가치 규모는 이에 비할 바가 못 된다. 해외 환자의 유치에 따른 의료산업 성장은 물론 관광, 쇼핑, IT, 정보통신, 전자 등 연관 산업군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기업들이 헬스케어 분야 전문가를 확보해 전담부서를 설치하고, 잇따라 관련 업체와 전략적 제휴를 체결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인 박사는 “U-헬스케어 허브를 통해 국가적으로 엄청난 규모의 경제적 이익을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며 “한국의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수 있는 분야가 바로 U-헬스케어 산업”이라고 말했다.

| 두 번째 궁금증 |


U-헬스케어 허브 정말 가능할까?
“IT 인프라와 의료진 세계적, 충분히 가능하다”

작년에 한국무역협회는 국내 의료인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적 있다. 이 조사에서 국내 의료인의 33%가 ‘한국의 의료 허브 가능성’에 대해 높다고 응답했으며, 23%는 ‘노력하면 반드시 될 것’이라고 답했다. 응답자의 과반수가 넘는 56%가 의료 허브 가능성에 대해 낙관적으로 바라본 것이다.

국내 의료인들이 이처럼 낙관적으로 바라보는 것은 국내의 높은 의료기술 수준과 우수한 의료 인력 때문이다.

이미 한국은 미용, 성형 분야를 비롯해 시술, 치의술 등에 있어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인 박사는 “한국의 의료 수준은 이미 세계 최고 수준”이라며 “한국에는 스타(의료진)들이 많다. 그들이 얼마나 뛰어난 의료진인지 한국 사람들만 모르고 있다”고 말했다.

U-헬스케어 허브에 대한 핑크빛 전망이 잇따르는 것도 이 같은 의료진에 대한 믿음 때문이다. 세계적인 수준의 의료진과 IT 인프라가 결합된다면 U-헬스케어 산업의 절대 강자로 자리매김하게 될 것이라는 얘기다. 누가 뭐래도 한국은 70% 이상의 가정에서 초고속 인터넷을 즐기고, 휴대폰을 통해 텔레비전을 보며, 휴대용 초고속 인터넷인 ‘와이브로(WiBro)’가 실시되는 IT 강국이다.

인 박사는 “U-헬스케어 시대에 환자들의 모든 건강 정보는 데이터베이스화 되어서 병원에서 체계적인 관리를 하게 될 것”이라며 “이런 걸 실현할 수 있는 IT 인프라를 갖춘 나라는 한국 외에 거의 없다”고 말했다.

| 세 번째 궁금증 |


U-헬스케어 허브가 되기 위해선…
“민영의료보험과 국제 병원이 필요하다”

그렇다고 U-헬스케어 허브로 가는 길이 말처럼 순탄치는 않다.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다. 당장 서비스와 의료비 쪽으로 눈을 돌리면, 다른 나라들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는 게 사실이다. 이에 대해 인 박사는 “한국 의사들은 너무 많은 환자들을 돌보고 있다. 미국 의사들에 비해 열 배나 많은 환자들을 돌보기 때문에 당연히 서비스 질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고 지적했다.

그가 말하는 해법은 ‘다양화’다. 그리고 이를 위해 필요한 건 민영의료보험의 도입이다. 즉, 가진 사람들한테 좋은 의료 환경을 제공해 주고, 대신 비싼 값을 치르게 하자는 게 그가 주장하는 요지다. 인 박사는 “한국의 의료 현실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로빈후드 정신”이라면서 “부자들에게 많은 돈을 받아 가난한 사람들에게 의료 혜택을 나눠줘야 한다”고 말했다.

인 박사는 이와 함께 U-헬스케어 허브로 가는 징검다리 역할을 할 ‘국제병원의 설립’도 절실하다고 역설했다. 지금 한국의 병원들에 필요한 것은 ‘외국의 체계적인 경영시스템’이며, 국제병원은 국내 다른 병원들의 개혁을 이끄는 롤 모델이 될 것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인 박사는 “한국의 대형 병원들은 변화를 두려워한다. 하지만 국내에서 앞서가는 병원이라고 해서 안주해서는 안 된다. 국제병원의 등장은 국내 다른 병원들이 변화해 나가는 기폭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병원들이 글로벌 수준으로 업그레이드되는 매개체가 될 것이라는 얘기다.

민영의료보험과 국제병원을 통한 서비스 향상과 해외 환자 유치. 이것이 인 박사가 그리는 ‘U- 헬스케어 허브, 한국’으로 가는 지름길이다.

| 네 번째 궁금증 |


정부는 어떤 역할 해야 할까?
“각종 규제 풀고 체계적으로 지원해야”

 

국가라고 하기 어려울 만큼 작은 도시국가 싱가포르, 하지만 이 작은 나라는 ‘의료허브국가’라는 창의적인 발상으로 세계가 주목하는 나라로 변모했다. 환자를 ‘손님’으로 부르는 이 나라에는 현재 연간 15만명 이상의 해외 환자들이 의료 서비스를 받기 위해 찾고 있다.

싱가포르가 추구하고 있는 비즈니스 모델은 관광에 의료서비스를 접목시킨 의료관광이다. 이를 통해 오는 2012년까지 연간 100만명을 끌어들이고, 30억싱가포르달러(약 2조1000억원) 이상의 수입을 올릴 계획이다. 인 박사는 “중국, 몽골, 사할린의 수많은 환자들을 싱가포르로 이송되고 있다.

결코 싱가포르가 우리보다 의료기술이 뛰어나서 환자들이 그 곳으로 가는 게 아니다. 정부의 체계적인 지원 속에 확고한 의료 시스템이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한국의 의료산업에 대한 정부지원은 싱가포르에 크게 못미치고 있다. 의료계에서 정부의 규제가 외국인 환자 유치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볼멘소리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수가제도와 영리법인 설립 불허 등 각종 규제가 해외 환자 유치를 가로막고 있다는 것이다. 병원들이 제공서비스에 따라 차별화된 가격 정책을 펼칠 수 있는 길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고 있는 건, 다른 누구도 아닌 정부라는 지적이다.

인 박사는 “U-헬스케어 허브를 구현하기 위해선 환자가 찾아오고 싶은 나라로 만들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정부의 체계적인 지원과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 싱가포르를 벤치마킹해야 한다”고 말했다.

■ 인요한 박사는…

1959년생인 인요한(미국명 존 린튼) 박사는 연세대학교 의학과를 졸업하고, 고려대학교 대학원에서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다. 지난 1991년부터 17년째 연세대학교 세브란스병원 국제진료센터 소장을 맡고 있는 국내 대표적인 가정의학 전문의다.

호남 기독교 선교의 아버지 유진 벨(배유지) 선교사가 그의 친외증조부(친할머니의 아버지)이며, 스물두 살의 어린 나이에 한국에 와 48년 동안 의료와 교육 선교 활동을 했던 윌리엄 린튼(인돈) 선교사, 군산에서 태어나 전남 지역을 중심으로 500여 개가 넘는 교회를 개척했던 휴 린튼(인휴) 선교사가 그의 할아버지와 아버지이다.

 

 

 

 

‘U-헬스케어 허브’ ③ DKV 한국 의료보험 시장 진출

 

[이코노믹리뷰 ]

 

U-헬스케어 허브 방아쇠 당겼다

 

지금으로부터 딱 두 달 전인 지난 2006년 11월 21일. 이 날 유럽 최대 의료보험 전문회사로 꼽히는‘DK-V(Deutsche Krankenversicherung AG)’는 한국 진출을 공식 선언했다. 한국에서 시장 조사를 시작한 2002년 이후 4년여 만에, 그리고 2005년 4월 한국에 사무소를 설립한 지 1년 7개월 만의 일이었다.

이 날 한국 진출을 공식 선언한 DKV는 총 자산 184억유로(2005년 현재), 직원 수 8000명에 달하는 세계적인 보험전문 회사다.

이 날 페터 파예-룬트(Petter Faye-Lund) 대표는 기자회견을 통해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한국시장에 맞는 민간의료보험 상품을 개발하겠다”고 말했다.

“한국에 맞는 의료보험 상품 개발”


DKV가 한국 진출을 결심하게 된 배경에는 한국의 IT 인프라가 크게 한 몫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DKV와 업무 제휴를 맺은 에버케어 유중하 회장은 “DKV가 한국의 첨단 IT기술에 큰 매력을 느꼈던 것 같다. 페터 파예-룬트 대표가 ‘한국의 IT 인프라를 기반으로 딜리버리 코스트를 크게 줄인 보험 상품을 개발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한 적 있다”며 “보험, IT 및 헬스케어서비스 3자를 융합한 최첨단 U-헬스케어시스템을 도입하는 데 주력할 계획인 것으로 알고 있다” 말했다.

DKV의 상품 개발 노하우에 한국의 IT기술을 접목시키면 아시아 지역의 실정에 맞는 저렴한 보험 모델을 개발할 수 있다는 얘기다.

DKV가 제시한 저렴한 민영의료보험 상품의 제공, 이를 두고 의료계에서는 한국 의료 산업의 돌파구라고 평했다. 유 회장도 “한국에 해외 환자들을 유치할 수 있는 통로가 마련됐다”고 말했다.

즉, DKV의 국내 진출은 한국이 ‘U-헬스케어 허브’가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엿본 사건이었던 것이다. 유 회장은 “DKV의 국내 진출은 한국이 U-헬스케어 허브가 될 수 있다는 희망을 본 셈이다”고 설명했다.

DKV는 큰 볼륨에도 불구하고, 마구잡이식으로 해외 진출을 하는 회사가 아니다. 지난 1927년 독일에서 설립된 후 80년 동안 유럽 최대 의료보험 전문회사로 자리매김한 회사인데다, 모기업인 Munich Re 그룹이 세계 최대 규모의 재보험회사임에도 불구하고, 해외 진출에 있어선 조심스러운 행보를 보였다.

중국 바꿔놓은 민영의료보험 강자


인도, 두바이, 중국 등 허브로서의 가능성이 엿보이는 몇몇 지역에만 제한적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는 모습을 보여 왔다.

하지만 진출한 나라마다 큰 족적을 남겼다. 3년 전 진출했던 중국이 대표적인 케이스. 중국에서 DKV는 PICC라는 인민보험회사(People’s Insurance Company)와 합작 형태로 ‘PICC Health’라는 중국 최초의 전문화된 민간 건강보험회사를 설립한다.

특히, 중국 최대 보험사인 평안보험공사에 민간의료보험에 대한 컨설팅을 실시하면서, 중국에 민간의료보험의 기틀을 마련해 놓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중국은 ‘아시아 의료 중심’을 표방할 수 있었다. DKV는 오는 4월에는 인도 최대 헬스케어사인 아폴로 그룹과 함께 민영의료보험 상품을 판매할 계획도 가지고 있다.

파예-룬트 대표는 “한국에는 아직 건강보험만 전문화된 상품이 없다. DKV는 생명보험이나 손해보험 시장이 아닌, 제 3의 시장, 건강보험만을 전문화한 시장에 진출할 생각”이라며 “충분히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현재 DKV는 에버케어와 함께 3가지 상품을 기획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저소득층 등 소외된 계층을 위한 상품과 고급상품을 함께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저소득층에 특화된 상품을 통해 민영의료보험에 대한 오해를 씻을 생각인 것으로 풀이된다. 고급 상품의 경우 전 세계 어디에서나 무제한으로 치료비 부담 없이 치료를 받을 수 있는 상품으로 개발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이 상품들은 DKV의 해외 거점인 중국과 인도, 두바이 등지에서 동시에 팔리게 된다. 유 회장은 “이 상품들을 통해 해외 환자 유치가 한결 수월해 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DKV와 손잡은 에버케어는

VIP 건강비서 서비스로
해외 환자 유치 나선다

DKV와 손잡은 에버케어는 지난 2000년에 설립된 헬스케어 서비스 전문업체다. 대표적인 히트 상품은 VIP를 대상으로 판매했던 건강비서 서비스다.

이 상품은 특히 바쁜 CEO나 기업체 임원들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고, 대기업, 금융기관의 초우량 고객 서비스로 채택되기도 했다.

 에버케어 관계자는 “전문 의료진을 통한 상담과 함께 병원 예약을 대행해 주거나 음식, 운동 처방 등 고객 개개인에 맞는 프로그램을 제시하여 줌으로써 항상 주치의를 두고 있는 것 같은 효과를 누릴 수 있다”고 말했다. 이를 통해 기업은행의 한 고객이 암을 조기 발견하여 잔잔한 화제를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최근에는 이 건강비서 서비스를 인터내셔널 건강비서 서비스로 업그레이드시켰다. 1대1 건강 전담관리자를 통해 세계 어디를 가서든 건강상담은 물론 세계적인 유명병원과 유명의사로 구성된 그룹 주치의 시스템에 의해 건강관리를 받을 수 있게 한 것. 올 들어서는 에어(air) 앰뷸런스 서비스 등 새로운 서비스를 더욱 보강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건강검진 서포터라는 상품도 인기를 모으고 있다. 이 상품은 단순히 건강검진을 하는 게 아니라, 개개인의 특성에 맞는 건강검진 설계와 검진에 대한 각종 편의를 함께 제공하는 서비스다. 건강 이상이 발견될 경우에는 가장 적합한 병원으로 바로 연결해주는 서비스까지 제공하고 있다.

최근에는 U-헬스케어 시스템을 인하우스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아파트 모델하우스에서 흔히 보게 되는 U-헬스케어 시스템의 상당수가 에버케어 작품이다. 단순히 혼자 건강을 체크하는 수준에 머무르는 게 아니라, 이를 연동 디지털화시켜 데이터베이스를 축적한다. 에버케어 관계자는 “이를 통해 정확도를 향상시켰고, 비용은 다운시켰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U-헬스케어 시스템은 대형 건설사, 고급 리조트, 빌라, 시니어 타운 등에 공급하고 있으며, 이미 계약을 체결한 곳만도 10만가구가 넘는다. 최근에는 중국에 홈케어 장비 및 콜센터 시스템의 수출을 진행하고 있다.

윤종성 기자(jsyoon@ermedia.net)


 

 

 

 

‘U-헬스케어 허브’ ④에버케어 유중하 회장

 

[이코노믹리뷰 ]

 

“한국에 해외환자 넘치게 만들고 싶다”

 

“한국이 U-헬스케어 허브로 도약하기 위해선 민영의료보험제도가 도입돼야 한다. 이 제도가 도입되면 글로벌 네트워크를 이용해 해외 환자들을 유치할 수 있다.”

“헬스케어 허브가 되면 연간 약 200만명의 해외 환자들이 들어오고 수익은 수십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대한민국의 산업지도를 바꿔놓을 수도 있다.”

세계적인 국제병원을 만들어야 한다. 의료진, 의료기술, 서비스 등 모든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에 도달해 있는 대한민국의 랜드마크 병원이 필요하다.

“한국은 헬스케어 허브가 될 수 있는 충분한 조건을 갖추고 있는 국가다. 우리가 가진 세계 최고 수준의 IT 인프라와 MT(의료기술)의 결합을 통해 U-헬스케어(Ubiquitous- Health Care) 시대를 열어가야 한다. ‘U- 헬스케어 허브 한국’의 모습이 결코 꿈이 아니다.”

에버케어 유중하 회장의 목소리에는 자신감이 배어 있었다. 한국이 U- 헬스케어 허브로 도약할 날도 머지 않았다고 누차 강조한다. 그가 이렇게 얘기할 수 있는 건 세계적인 수준의 IT 인프라와 의료 기술 때문. 한국은 아시아의 U- 헬스케어 허브로 도약할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을 갖춘 국가라고 단언한다.

유 회장은 “U-헬스케어 허브를 구현함으로써 국가적으로도 막대한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의료산업이 관광, 레저산업과 연계되면서 새로운 한국의 성장 동력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그는 싱가포르, 태국, 인도 등을 예로 들면서 “동남아 국가들은 의료 허브를 통해 막대한 외화를 벌어들이고 있다”면서 “우리 역시 마찬가지다. 해외 환자를 유치하게 되면, 이들이 헬스 투어, 쇼핑 등을 통해 국내에서 소비하는 돈은 상상을 초월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 회장은 또 “한국이 U-헬스케어 허브로 도약하기 위해선 서둘러 ‘민영의료보험’을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민영의료보험이 도입되면, 세계적인 민영의료보험회사들이 국내에 정착할 수 있게 된다. 그리고 이들의 해외 네트워크를 이용해 해외 환자들을 유치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것이 U-헬스케어 허브로 가는 첫 걸음”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1월 15일 유 회장과 만나 한 시간 동안 얘기를 나눴다. 그가 생각하는 ‘U-헬스케어 허브 한국’의 청사진을 들어보자.

유비쿼터스 헬스케어(Ubiquitous- HealthCare),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낯설었던 이 단어가 서서히 피부에 와 닿기 시작했다. 전문가들은 수 년 안에 U-헬스케어 시대를 맞이할 것이라고 말하고 있는데, 회장님 생각은 어떤가.

U-헬스케어 시대라는 게 결코 먼 얘기가 아니다. 가까운 미래에 구현될 것이다. 우리가 인지하지만 못 할뿐, 지금도 생활 속 곳곳에서 IT와 MT가 결합된 모습을 찾을 수 있다. 이런 것들이 하나하나 모여 U-헬스케어 시대를 이루는 것이다. 그리고 한국은 U-헬스케어 시대의 중심 국가가 될 것이다.

우리나라가 U-헬스케어 시대에 허브가 될 수 있다는 얘기인가.

그렇다. 우리나라가 국제적으로 경쟁력 있는 부분이 무엇인가. 바로 IT 인프라다. 그리고 또 하나 꼽자면 MT다. 우리나라의 MT 역시 IT 못지 않게 세계 초일류다. IT산업과는 달리, MT는 글로벌 비즈니스로 업그레이드시키지 못해 사람들이 인지하지 못 할 뿐이다. 이런 세계 최고 수준의 IT와 MT를 결합시키면 한국은 U-헬스케어 허브로 도약할 수 있을 것이다. 한국은 U-헬스케어 허브로서의 최적의 조건을 갖춘 국가다.

몇몇 병원들은 해외로 네트워크를 확장하고 있다. 이는 우리의 의료산업도 글로벌 비즈니스화되어 가고 있다는 반증 아닌가.

의사와 간호사를 수출하는 것과 해외 환자를 우리나라로 불러들이는 것 중 어떤 게 더 국가적으로 이득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나. 당연히 후자 쪽이다. 국내의 다른 산업에 미치는 영향을 생각해도 그렇다.

 싱가포르, 태국, 인도 등은 이미 의료 산업과 다른 산업들을 연계해 헬스 투어(의료 관광) 등을 운영하고 있다. 이들 국가는 이를 통해 막대한 부를 창출하고 있다. 이런 외국의 사례들을 우리가 벤치마킹해야 한다.

참여정부가 내세웠던 공약 중 하나가 의료 허브였다. 기존 의료 허브와 U-헬스케어 허브는 어떻게 다른 건가.

의료 허브와 U-헬스케어 허브는 결코 동떨어진 개념이 아니다. 근본적으로 허브라는 개념은 같다. IT와 의료산업이 결합되어 만들어진 의료 허브, 그것이 곧 U-헬스케어 허브를 뜻한다.

U-헬스케어 시대가 도래하면, 사람들의 일상도 많이 달라질 것 같다.

1년 365일 언제나 주치의와 함께 한다고 생각하면 된다. 병원에 안 가도, 집안에서 의사와 직접 대화할 수 있다. 예컨대, U-헬스케어 시대에는 집에서 혈압을 측정하여 그 데이터를 주치의에게 보내고, 주치의는 진료 결과를 모니터를 통해 전한다. 그리고 집에는 직접 시술까지 가능한 로봇이 있어, 항상 건강을 체크해 준다. 공상과학 영화에나 나올 법한 얘기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이런 날이 머지 않았다.

얘기를 듣다 보니, 조만간 헬스케어 시장 규모도 상당히 커지겠다는 생각이 든다. 최근 대기업들이 헬스케어산업에 관심을 두는 것도 이 때문인가.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헬스케어 산업이라는 게 서비스 자체의 가치로 인정받기보다는, 마케팅 수단으로서 인식됐다. 보험회사나 금융기관들이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수단으로 여겼던 것이다. 하지만 최근들어 인식이 확장된 개념으로 바뀌었다. 헬스케어산업이 미래에 엄청난 규모가 될 것이라는 걸 깨달은 것이다. 금융, 정보통신, 전자 회사 등 업종을 막론하고 많은 대기업들이 헬스케어 시장을 눈여겨보는 것도 이 때문이다.

U-헬스케어 허브가 되기 위해 가장 필요한 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가장 먼저 해야 할 게 민영의료보험의 도입이다.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도입될 민영의료보험은 U-헬스케어 허브로 가는 시금석이 될 것이다.

허브 국가가 되려면 해외 환자를 유치할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국내 병원들이 해외 환자를 유치한다는 게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그 동안 (한국 의료 기술에 대한) 입소문을 통해 환자들이 국내로 찾아오기도 하고, 한류 열풍을 타고 한국을 찾는 환자들도 있었지만, 지속적인 유치가 되지 않았다. 이는 공식적인 루트, 채널이 없기 때문이다. 세계적인 민영의료보험회사들이 그러한 채널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민영의료보험이 어떻게 채널 기능을 한다는 것인가.

민영의료보험 가입자들은 스스로 국가를 선택하여 진료를 받을 수 있다. 이는 곧 환자들이 치료비와 의료진을 보고, 자신이 치료받을 나라를 고른다는 뜻이다. 한국은 세계적인 의료진을 많이 확보하고 있다. 그리고 가격은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다른 나라들과 비교해 봤을 때 충분히 경쟁력이 있는 나라라는 것이다. 세계의 환자들이 한국으로 몰릴 확률이 그만큼 높아진다.

에버케어는 DKV라는 회사와 업무제휴를 맺었다. DKV는 세계적인 민영의료보험회사인 것으로 알고 있다. 이 회사가 국내에 진출했다는 건 한국이 U-헬스케어 허브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 것인가.

그렇다고 봐도 무방하다. DKV는 유럽 최대의 의료보험 전문 회사다. 이미 두바이와 인도, 스페인, 중국, 미국 등에 진출해 있다. 이 회사가 다음으로 선택한 나라가 한국인 것이다. DKV가 한국을 선택한 이유는 하나다.

IT 인프라 때문이다. 잘 발달된 IT 인프라를 통해 딜리버리 코스트를 크게 절감할 수 있기 때문인 것이다. DKV 회사 관계자들은 “한국이 허브가 될 가능성이 가장 큰 나라”라고 말한다. 양질의 의료 서비스를 다른 국가들에 비해 낮은 가격에 제공할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춘 국가라는 것이다.

DKV도 그렇지만, 에버케어의 사업 파트너들을 훑어보니 면면이 화려하다. 아직 작은 회사인데, 비결이 뭔가.

에버케어는 분명 작은 회사다. 규모로만 보면 분명 그들과 파트너가 될 수 없겠지만, 스피드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 같다. 빠르고 정확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전 세계적으로 상당히 훌륭한 네트워크를 구축해 놓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세계적인 유명 의료기관과 꾸준히 제휴를 추진해 왔다. 미국 하버드 의대 출신 의사그룹 및 존스홉킨스, 엠디앤더슨, 허치슨 병원 등과 제휴 및 협력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에버케어 고객은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병원에서 치료받을 수 있게 됐다. 특히 의료 기술이 가장 뛰어난 미국의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월드에버케어라는 자회사를 미국에 설립했다. 이 회사가 미국 서비스를 담당하고 있다.

자회사 얘기가 나왔으니까 하는 말인데, UHSi라는 자회사가 있다고 들었다. 이 회사가 U- 헬스케어를 담당하게 되는 건가.

그렇다. (U- 헬스케어가 실현되기 위해선) 홈네트워크 시스템과 디바이스, 로봇 등을 헬스케어 시스템과 고객의 연결 도구로 사용해야 하는데, 이것이 가능해지려면 세계 어디에서나 우리의 시스템에 접근할 수 있고, 동시에 케어가 가능한 체제가 구축되어야 한다. UHSi는 이 같은 기능을 담당하고 있다.

UHSi가 지금 하고 있는 사업이 있나.

물론이다. 이미 KT, SKT, NATE 등과 협력관계를 맺고, 온라인과 모바일을 통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싸이월드 등의 홈페이지나 휴대폰을 통해 건강관리를 받을 수 있는 서비스를 작년 12월부터 시작했다.

중국에서도 서비스가 제공 되나.

물론이다. 중국에서는 중국 위생부가 설립한 CHC와 BUMA가 구축한 중국에서 가장 유명한 914개 대학병원에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콜센터도 베이징에 상주시켜 놓았다. 바로바로 서비스를 할 수 있는 체제를 구축해 놓은 것이다. 최근에는 중국한국인회와 제휴를 통해 차이나케어 상품 판매를 추진하고 있는 상황이다.

민영의료보험에 대한 반발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일부 시민단체들이 민영의료보험 도입에 대해 강한 거부감을 나타내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오해다. 민영의료보험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기 때문에 생기는 일이다.

(완벽한 제도가 없듯이) 민영의료보험에도 문제점이 있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긍정적인 사고가 필요하다. 이를 어떻게 좋은 방향으로 개선시킬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것이다. 문제가 있다고 무조건 반대하는 건 옳지 않다.

모르기 때문에 생기는 오해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지금 있는 의료보험 체계와 민영의료보험이 어떤 게 다른지 잘 모르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는 전 국민의료보험 체제를 취하고 있다. 이런 의료보험 제도는 가격은 싸지만, 서비스가 좋지 못하다.

이로 인해 의료보험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만이 많다. 이런 소비자들의 불만을 해소하기 위해 도입하는 게 민영의료보험이다. (정확하지는 않지만) 자동차보험에 빗대어 설명하면, 현재의 국가 보험이 책임보험의 성격이라면, 민간의료보험은 종합보험 성격을 띤다고 할 수 있다.

민영의료보험을 통해 의료서비스가 개선될 것이라고 보는가.

물론이다. 미국의 경우 의사들이 가장 싫어하는 게 민영의료보험회사다. 국내도 도입하면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 동안 우리나라는 의사협회, 병원협회 등 병원 이익 단체들은 많았다. 하지만 환자들을 대변해 주는 어떤 단체도 없었다. 이러니 병원들이 권위적이 됐고, 서비스의 질은 떨어졌다. 하지만 민영의료보험이 도입되면 민영의료보험회사가 환자의 대변인이 된다. 그리고 병원들을 평가하게 된다. 의료 서비스가 개선될 수밖에 없는 시스템이 되는 것이다.

민영의료보험에 대한 반감이 심한 게 보험료가 비싸기 때문은 아닌가.

아니다. 결코 비싸지 않다. 민영의료보험은 부자들만 이용하는 게 아니다. 해외에서는 이미 비싸지 않으면서도 소비자들이 큰 혜택을 누릴 수 있는 보험 제도로 인식되고 있다.

싱가포르나 태국, 인도 등은 이미 의료 허브로서의 위상을 확고히 다진 것 같다. 지금 우리가 시작하는 게 늦은 건 아닌가.

아니다. 지금이 중요하다. 지금 어떤 포지셔닝을 취하느냐에 따라 의료산업이 커다란 비즈니스 시장이 될 수도, 아니면 기회를 놓쳐 버릴 수도 있다. 국가적인 차원에서 지속적인 관심과 투자가 필요하다.

다른 나라들은 발 벗고 나서고 있다. 싱가포르나 태국, 인도만 의료 허브에 관심이 있는 게 아니다. 두바이는 메디컬 시티를 만들었고, 중국은 해외 병원을 유치하는 존을 만들고 있다. 세계적인 의료 허브 국가가 될 가능성이 있는 반면, 자칫 잘못할 경우 다른 나라들에 크게 뒤처질 수도 있는 시기다.

U-헬스케어 허브 국가로 도약하는 게 민영의료보험을 도입한다고 해결될 문제는 아닌 것 같다.

맞다. 민영의료보험은 맨 처음 해결해야 할 하나의 과제일 뿐이다. 민영의료보험이 도입된 후에는 세계적인 국제병원 설립을 추진해야 한다. 의료진, 의료기술, 서비스 등 모든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에 도달해 있는, 대한민국의 랜드마크가 될 수 있는 세계적 수준의 국제병원이 필요하다.

해외 유명 병원을 유치하자는 것인가. 아니면 독자적으로 세계적인 수준의 병원을 만들자는 것인가.

하버드 대학 메디컬 센터나 존스홉킨스 병원 같은 세계적인 병원을 유치하자는 게 아니다. 우수한 국내 의료진과 외국의 자본을 연계하여 세계적인 국제병원을 만들고, 이 병원을 세계적인 브랜드로 키우자는 얘기다. 마이크로소프트(MS)와 같은 세계적인 지배력을 가진, 거대한 병원이 생길 수 있다. 결코 허황된 얘기가 아니다.

새로운 병원을 만들어서 브랜드화시키기까지 들어가는 비용과 시간이 너무 많지 않은가. 그것보다는 해외의 유명 병원을 유치하는 게 낫다는 생각이 든다.

아니다. 실제로 정책입안자들도 해외의 유명 병원을 국내에 들여오면, 비즈니스가 잘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컨설팅을 받아 보니까 그렇지 않았다. 설립이 문제가 아니라, 운영이 문제였다. 해외의 유명 병원을 들여오는 건 좋다.

하지만 해외 환자를 유치할 수는 없을 것이다. 의료비를 낮출 수 없기 때문이다. 결국 미국에서 치료받든, 한국에서 치료받든 가격 차이가 없다면 굳이 한국을 찾지 않게 된다. 해외 병원 유치가 그 동안 지지부진했던 이유도 이 때문이다.

그보다는 해외 유명 병원과 공동 브랜드를 만들어 프랜차이즈화시켜서 인지도를 높여가야 한다. 해외 유명 병원이 국내에 진출했다고 치자. 해외 환자를 유치해서 한국에서 치료를 받게 하면 뭐하냐. 꼬박꼬박 로열티 줘야 하는데… 우리는 빈 껍데기만 남게 된다. 그건 국내 돈을 해외로 유출시킨 것일 뿐, 국익에 전혀 도움 되지 않는다.

그런 국제병원을 설립할 생각이 있는 건가.

사실 지금 국제병원 설립을 추진 중에 있다. 투자자들의 구성도 거의 끝마친 상태다. 유명 대학 병원 등과 함께 구체적인 이야기가 오고 가고 있는 단계다.

U-헬스케어 허브가 어느 정도의 경제적인 효과를 창출할 것으로 보나.

연간 약 200만명의 해외 환자들이 올 것이다. 이에 따른 수익은 연간 수십조원 가까이 될 것이라는 게 맥킨지의 연구 결과다. 이는 의료산업 분야만 놓고 본 거다. 그 외에 해외 환자들이 국내에서 하는 쇼핑, 관광까지 다 합치면 대한민국의 산업지도를 바꿔놓을 수도 있다. 엄청난 위력을 가진 것이다.

■ 1961년생인 유중하 회장은 부산대학교 의학과를 졸업하고, 인하대학교 대학원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98년부터 ‘Dr. Ryu’s Cosmetic Laser Clinic’을 운영하며 레이저를 이용한 눈밑지방 제거술을 국내 최초로 도입했다. 재계, 정계, 연예계 할 것 없이 그의 손을 거치지 않은 사람이 없을 정도로, 이 분야 최고 권위자로 인정받고 있다. 지난 2000년부터는 ㈜에버케어의 대표이사 회장도 겸하고 있다.

 

 

 

[일이 잘풀려야할텐데.. 한국이 앞으로 먹고 살길이 될지도 모르니..]

 

`한국, 잊혀진 인터넷강국 될까 우려` 삼성硏 지적 [연합]

웹 2.0시대를 맞아 우리나라가 잊혀진 인터넷 강국이 될까 우려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삼성경제연구소는 24일 '웹2.0이 주도하는 사회와 기업의 변화'라는 보고서에서 "과거 인터넷과 브로드밴드의 전형적인 대표사례로 한국기업이 언급됐으나 웹2.0에서는 미국사례가 주로 등장하고 있다"면서 "인터넷 보급과 서비스개발이 전세계적으로 평준화되면서 한국이 잊혀진 인터넷 강국이 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웹 2.0이란 사업자가 정보의 생산, 관리, 배급을 주도하는 게 아니라 이용자가 적극적으로 참여해 정보, 지식을 만들고 공유하는 열린 인터넷을 의미한다.

연구소는 "웹2.0은 일시적인 유행이 아니라 과거부터 이상적으로 여겨졌던 소비자 참여와 협업이 인터넷을 통해 구현돼 가는 형태"라며 "다수의 지혜를 활용한다는 웹2.0의 본질에 입각해 실제적인 비즈니스 모델 발굴과 혁신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연구소는 국내의 웹2.0 도입과 관련, "국내에서는 미니홈피, 지식검색 등 이용자가 적극적으로 참여해 만들어가는 서비스가 세계 최초로 도입됐고, 웹 2.0의 주요 개념으로 논의되는 꼬리표도 이미 2000년대 초반 다음카페 분류에 적용됐을 만큼 출발은 빨랐다"고 분석했다.

연구소는 "하지만 국내에서는 개방과 공유가 인터넷 업체 단위에 국한돼 파급효과가 제한적이었다"며 "반면 구글은 많은 업체들이 다양한 새로운 서비스를 만들 수 있게 함으로써 온.오프라인을 넘어서는 파급효과를 창출했다"고 밝혔다.

연구소는 "인프라와 역동적인 네티즌을 보유한 한국은 기반기술과 서비스철학이 뒷받침될 경우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면서 "기업은 웹2.0시대를 맞아 다수의 소비자들로부터 아이디어를 지속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는 채널을 정비하고 소형 타깃시장에 최적화된 미세전략을 수립하는 한편 웹의 역동성을 의식한 정도경영에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

연구소는 "웹2.0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서는 이용자와 사업자, 일반인과 전문가가 공존하는 사업모델 구축이 중요하다"면서 "정보의 절대량이 폭증함에 따라 양질의 정보를 선별하고 잘못된 정보의 확산을 제어할 수 있는 사회적인 메커니즘도 개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연합뉴스) 2007.01.24

 

 

 

한국판 ’전차남’, ’족발남’ 탄생하다
[헤럴드 생생뉴스 2007-01-19 14:02]    

‘2005년 일본 최고의 문화상품’이라고 불리며 책은 물론 영화, 드라마로도 제작된 ‘전차남’은 악성 댓글(악플)이 난무하는 사이버공간에서 새로운 댓글문화와 네티즌들의 소통을 보여 준 대표적 사례다. 전철에서 한눈에 반한 여인을 우연히 치한에게서 구해 준 뒤 이 사랑을 어떻게 이어갈 수 있을지 독신남 게시판에 사연을 올린 연애 쑥맥인 소심한 남자 야마다를 응원하고 조언해주는 수많은 네티즌들은 마침내 사랑을 이루게 되는 이 동화같은 실화의 진짜 주인공들이다.

2007년 새해, 한국의 네티즌들은 전차남 대신 ‘족발남’을 탄생시켰다. ‘전화가 끊기고 다리를 다쳤다’며 대신 족발 주문좀 해달라고 댓글을 올린 한 남자가 네티즌들의 도움을 받아 결국 2시간여만에 족발을 먹게 된다는 내용으로 일명 ‘족발남’이야기로 불리는 실화는 한국판 ‘전차남’인 셈.

네티즌들은 대체로 “인터넷 댓글 중에서 보기 드물게 훈훈하고 재미있다”며 열광적 반응을 보이고 있다. ‘족발남’의 원래 댓글에는 20여일이 지난 지금도 네티즌들의 방문이 이어져 현재 조회수가 4만5000여건, 댓글은 총 864개가 달려 있을 정도다. ‘족발남’의 시작은 지난해 12월 31일 새벽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주인공은 경기도 부천에 사는 24세 남성 A씨. 이날 새벽 3시 53분 A씨는 ‘fkdwyd’라는 아이디로 한 포털 사이트의 ‘후세인, 보복 테러‥환호’라는 뉴스에 ‘족발주문을 대신 좀 해달라’는 댓글을 올렸다.

그는 “배가 고파 죽겠는데 온다던 형은 오지 않고, 인대를 다쳐 오갈 수도 없고 휴대전화 전원은 나갔는데 충전기를 병원에 두고 와 전화를 사용할 수도 없다”며 “대신 족발집에 전화해서 족발과 소주 2병을 주문해 줄 수는 없겠냐”며 네티즌들에게 호소했다.

인터넷에 허위 내용의 소위 ‘낚시글’이 많아 반신반의하던 네티즌들은 점차 도와줄 사람을 기다리며 실시간으로 댓글을 다는 A씨를 보고 실제로 전화를 걸어 족발 주문에 나서기 시작했다. 네티즌들은 24시간 족발집을 검색해 하나둘씩 전화를 걸기 시작했지만 이른 새벽이라 영업을 마친 곳이 많았고 A씨의 집이 너무 멀다며 배달을 거부하는 등 예상외로 주문은 쉽지 않았다.

이에 네티즌들은 ‘족발 주문에 성공했냐’, ‘영화처럼 흥미진진하고 스릴 있다’며 한국판 ‘전차남’의 탄생을 지켜봤다. 네티즌들은 우여곡절 끝에 마침내 장거리 배달을 해주는 족발집을 찾아냈고 새벽 5시 52분 족발남은 결국 ‘hardhug’라는 네티즌이 주문한 족발을 받아볼 수 있었다. A씨는 “족발과 함께 온 쟁반국수도 너무 맛있다”는 후기를 남기며 2시간여 동안 응원해 준 네티즌들에 대한 감사를 잊지 않았다.

중앙대 현명호 교수(심리학과)는 “댓글 중 악플이 부각돼 보이는 것일 뿐 실제 퍼센트는 얼마 되지 않는다”며 “족발남은 인터넷을 통해서 의사소통을 한 커뮤니케이션의 한 현상으로 일부 네티즌들은을 그것을 실생활의 일부로 받아들이고 놀이로 즐기는 경우가 있다”고 설명했다.

오연주 기자(oh@heraldm.com)